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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보유 확대 만시지탄(晩時之歎) 없지 않지만...
이번 한국은행의 금 보유 확대는 대체로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금값이 이미 상당 폭 오른 상황이어서 투자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과 같은 실물자산은 지금이라도 전문성을 가진 운용인력에게 맡겨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올초 외화자금국을 외자운용원으로 격상, 확대개편한 데 이어 외자운용원 내의 투자운용부 운용4팀에 통화, 금 및 유동성 자산 운용을 맡겼다. 하지만 운용4팀의 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인력도 적은데다 금뿐 아니라 외환 및 유동성자산을 모두 다루고 있다. 금에 대한 전문 인력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고 금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 운용만을 위한 인력을 두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중요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전담하는 전문성을 가진 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필요성은 실제로 향후 한은의 금 추가 매입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늦었지만 금 보유량 확대 방향성에는 대체적으로는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번 대량 매입 이후에도 0.4%에 불과하다. 이는 금 보유비율이 20%를 넘어서는 미국 및 독일 등은 물론 중국ㆍ인도ㆍ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의 금 보유비율(2~5%)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인 나머지 적정 매입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금융위기로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리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 확보에 나섰을 때도 한은은 금 매입에 유보적이었다. 하지만 금값이 꾸준히 오른만큼 매입 시기를 앞당겼어도 더 싼 값에 금을 매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예전부터 금 매입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금값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사들여 시기상 아쉽다”며 “금값이 조정을 보일때 한은의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전문가는 "금시세가 최근 수년간 크게 오른 만큼 앞으로 금시세는 글로벌 경제 동향에 따라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다할 전문가도 없는 한은에 국가재산을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한은이 지금이라도 적기투자 실패에 대한 비판을 면하려면 보다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금투자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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