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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 한가운데 ‘외딴 섬’…물에 잠긴 강남 고층 아파트
하늘이 열렸다. 100년에 한 번 찾아올까 하는 폭우는 서초ㆍ강남권에 물폭탄을 떨어뜨렸다. 다리까지 물이 차고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에 잠기자 시민들은 발이 묶였다.

시간당 최고 100mm의 집중 호우가 서울을 휩쓴 27일 강남 한복판의 아파트가 속수무책으로 잠겼다. 이쯤 하니 폭우 피해는 서민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피해를 본다는 상식은 어느새 지워졌다. 강남구의 은마아파트, 서초구의 진흥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강남 일대의 아파트를 둘러싼 진입로가 모조리 침수되며 단지 전체는 ‘외딴 섬’처럼 고립되고 말았다.

27일 오전에는 강남구청 사이트 및 페이스북, 트위터 등지에 강남권 일대가 물에 잠긴 사진들이 급속도로 퍼져갔다. 이날 오전 8시께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사거리와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겼고, 은마아파트 인근 지역은 어른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며 반경 100m 이내의 도로에 진입이 어려웠다.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정전피해는 기본이었다.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발이 묶여 도시 한가운데의 섬을 연상시켰다.

이날 오전 서초구 우면동 형촌마을 자택에서는 신세계 구학서 회장의 부인 양명숙(63) 여사가 주택 지하실에 물이 찼나 확인하려 내려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으며, 우면동 산사태로 쓸려내려온 토사가 90∼100평대의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인 방배동 전원마을을 덮치며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강남 일대의 피해 상황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전해지며 트위터러 사이에선 인근 지역 정보도 주고받고 있다. “양재천 범람으로 고속도로는 한 차선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강남역이 침수돼 논현역부터 강남역 방향이 주차장입니다. 그쪽에 계신분들 우회하세요”, “폭우로 방배동 서초동 정전” 등의 정보 공유로 피해의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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