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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공매도 공격…내 자문형 랩 괜찮나
최근들어 주도주 ‘차·화·정’ 종목 집중 공략

편입비중 높은 투자자문사들 대책 못세워 좌불안석




증시 주도주로 꼽혔던 차ㆍ화ㆍ정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세 업종에 대한 비중이 높은 자문형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외국인의 공매도 ‘공략’이 이뤄질 경우 수익률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자문사들은 이 같은 외국인의 공매도 공략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국증권이 26일 기준으로 집계한 최근 5거래일간 대차잔고 누적순증 상위 업종에서 화학은 291만2000여주로 압도적 1위다.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가 133만3000주로 2위다. 종목별로는 한화케미칼, 대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100만주 이상이며 삼성중공업, KB금융, LG디스플레이, 후성, 제일모직, LG전자, S&T모터스 등도 순증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문형랩이 선호한 종목들이 상당수다.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 전략을 주로 수행하는 헤지펀드 자금의 한국주식 순매도도 진행 중이다. 헤지펀드 대명사인 케이먼섬은 4~6월 3개월 연속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순매도가 유력해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미국 디폴트 관련 우려로 증시 조정과 함께 환율까지 하락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익률과 함께 정비례하던 자문형랩으로의 자금유입은 최근 주춤한 상태다.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인이 자문형랩 보유종목에 대해 공매도로 공격할 경우 대응할 수단이 줄어든다. 공매도는 반드시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한 재매수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저가매수로 대응할 경우 평균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저가매수 자금이 없다면 공매도로 인한 주가등락을 고스란히 수익률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가가 떨어질 때보다는 떨어진 후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정도는 약하겠지만 2007년 말 미래에셋펀드의 핵심주들이 적립식 자금 감소와 함께 외국인의 ‘조준 공매도’에 당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같이 매도에 동참할 경우 주가하락폭이 가팔라지며 그동안 쌓은 수익 상당부분을 토해내야 한다. 현재 국내 자문업계 1위인 브레인투자자문 박건형 대표의 경우 미래에셋펀드에 대한 외국인 공매도 공략이 이뤄지기 전에 회사를 옮겼다. 실전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문사 고위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는 매수, 매도만 가능하다. 공매도라는 무기를 가진 외국인과의 승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랩 보유종목에 대한 정보까지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외국인의 공매도 공격에 대응할 뾰족한 수단이 아직은 없다”고 털어놨다.

모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포펀드에 비해 종목집중도가 높은 자문형랩에 공매도가 집중되면, 그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 장기보유하든지, 아니면 그때그때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지 않으면 상당한 변동성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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