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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 뺀’아세안 장관회의..남북 전환기 맞을까
올해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2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회의장에서 아세안+3(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회의와 한·미·일, 한·미, 한·중 등 양자접촉이 활발히 이뤄질 예정이어서 6자회담과 남북대화에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날 ASEAN+3 회의에서는 아세안과 한중일과의 협력상황에 대한 현황점검과 함께 북핵 등 한반도 정세, 동아시아 지역협력체제 등의 의제가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주목받는 것은 남북이 대화재개의 실마리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이벤트가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의 변화된 입장과 북한의 태도전환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개막에 앞서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에 ARF 의장성명에 포함될 우리 측 입장을 제출하면서 지난해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문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로 불안한 정세가 조성됐지만 우리는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지난해 5ㆍ24 조치 이후 대북반출을 허용하지 않았던 쌀과 밀가루 중 밀가루에 대해 정부가 최근 민간단체의 반출신청을 승인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의 경우 뚜렷한 태도전환의 신호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인데다 대화의 문 자체를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최근 1,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6·15선언과 10·4선언을 유달리 강조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측의 유연해진 입장에 대해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기간 중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점이다. 만약 북한이 태도변화의 시그널을 분명히 보여줄 경우, 이 같은 흐름은 내달 이명박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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