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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냉기류 속 주목되는 ARF
한반도에 냉기류가 지속되는 가운데 21일 시작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외교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모두 진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남북한 외교수장들이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핵 문제나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그간 계속 침묵하며 불투명한 태도를 유지해온 터라 올해 ARF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미있는 외교적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우리에게 최대 관심사는 역시 김성환 외교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 여부다. 20일 외교 소식통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김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이 ARF 기간 중 만나게 된다면 그 자체로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말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박 외무상이 만나자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ARF 기간 중 북미 고위 당국자간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ARF에 참석해 북핵문제 대응을 주도했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올해 북측 대표단 명단에는 빠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외무성의 핵심 실무라인들이 참석하지 않아 남북 혹은 북미간 핵문제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오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결국 북한의 태도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6자회담 재개 수순을 놓고 최근 중국이 남북대화와 다자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등 한미일과 ‘온도차’를 드러내 이 부분에 대한 조율도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사전 정지작업이 전혀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간 외교수장이 만나 그 자리에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역내 현안으로 급부상하면서 북핵 및 한반도 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ARF를 통해 미국이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할 경우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 문제가 올해 ARF의 최대 화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우리 나라에 더 가깝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세안 국가들이 남과 북에 등거리 외교를 해 온 만큼 ARF 의장성명 등에 우리 입장을 100% 반영하기는 힘들다”며 “올해 ARF에서는 한반도 문제보다 남중국해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높다”고 지적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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