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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식수원 위험하다…한강수계 10곳 중 8곳 구제역 침출수 관측정無
한강 수계 지역 내 구제역 매몰지 10곳 중 8곳에 관측정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가평 양평 여주 이천 등 한강 수계 지역은 서울 시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으로 이어지는 터라 침출수 유출로 수질이 오염될 경우 그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거센 장맛비가 쏟아진 터라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로 인한 지하수 및 강물 오염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 하지만 침출수로 인한 최소한의 수질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관측정 조차 설치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 시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정부는 ‘매몰지 관리지침’을 통해 지자체가 매몰지를 조성할 때 침출수 누출 여부를 파악키 위해 매몰지 바깥 5m 지점에 깊이 10m 내외의 관측정을 설치토록 했다. 매몰지 밖으로 침출수가 흘러나올 경우 곧바로 확인해 추가 대책을 세우기 위한 안전 조치였다.

18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국 구제역 매몰지 4800여곳 중 3782곳의 관측정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강 수계에 위치하고 있는 경기도 이천ㆍ 여주ㆍ 가평ㆍ 양평 지역 내 매몰지 688곳 중 510개(76%)에 관측정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한강 수계 지역 내 관측정 설치율은 24%(158개)에 불과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국 구제역 매몰지의 관측정 설치율 보다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차체 63곳이 관리하는 구제역 매몰지 3782곳의 관측정 설치율은 34%(1247개)이다.

한강 수계 지역 내에서도 경기도 이천이 매몰지 396곳 중 관측정 설치율이 19%(74개)로 제일 낮았고, 여주 지역도 매몰지 188곳 중 관측정 설치율이 22%(41개)로 매우 낮았다.

전국 관측정 현황 분석 결과에서도 경기도 매몰지 1687곳 중 536곳(32%)에만 관측정이 설치 돼 강원도(24%)와 경상북도(32%)에 이어 매몰지 대비 관측정 설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구제역 매몰지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팔당상수원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수질 오염이 더욱 우려된다.

이처럼 관측정 설치 비율이 미미한 원인에 대해 시민단체는 “정부가 지난해 가축전염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관측정 설치 기준을 해당 자치단체장 판단에 따라 설치하도록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관측정 설치 기준이 지자체마다 중구난방이다. 어느 곳은 1000두 당, 어느 곳은 2000두 당 한 곳으로 기준을 정하는가 하면 아예 기준이 없는 곳도 있다.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게 지자체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한 “장마 기간에 현장 조사를 한 경과 한강 수계 일부 지역 지하수에서 동물 사체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완벽하게 공사를 해놓은 곳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더워져서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오염이 더욱 우려되고 있지만 관측정 조차 없으니 오염이 되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 안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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