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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다니는 CCTV…녹화된 동영상 빌미로 협박
▶1984년의 재림, ‘어디에나 빅브러더’=반면 스마트폰 동영상이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감시당하면서 인권 침해 및 사생활 침해도 야기되고 있다.



최근 국회 내에서 발생한 블랙박스 ‘괴담’이 한 예다. 한 현역 의원이 술에 취한 채 택시에 타서 여자와 ‘찐한’ 스킨십을 했는데 나중에 택시기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제시하면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택시 내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눈 내용이 블랙박스 영상에 녹화돼 협박의 빌미로 사용됐다는 등의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문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교사의 은밀한 부위를 찍어 공유하는가 하면, 폭언 등으로 교사를 흥분시켜 놓고 체벌을 가하려 하면 기가 막히게 촬영해 교사를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애인 간의 은밀한 생활도 스마트폰 동영상을 통해 유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변심한 애인을 골탕먹이기 위해 애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개인정보와 함께 유출시키는 경우도 늘고 있다. 혹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성관계 동영상에 이름만 바꿔 붙여 유포시키다 경찰에 적발된 경우도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정보 침해 신고 상담 건수는 지난 2005년 1만8206건에서 2010년 5만5000여건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신상털이’ 놀이에 다치는 사람들=스마트폰을 통한 사건ㆍ사고의 제보가 늘면서 부작용도 늘고 있다. 특히 한번 퍼져 나가기 시작한 정보는 다시 쉽게 주워담을 수 없어 심각한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지하철 막말남’의 확인되지 않은 신상이 알려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7일 한 방송에서 20대 청년이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막말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청년은 노인에게 “웃긴 XX”라며 “경찰서 가? 서울역에서 안 내리면 죽여버린다” 등의 말을 해 충격을 안겼고, 누리꾼은 몇 시간 만에 동영상 속 청년의 신상을 밝혀냈다. 그러나 공개된 신상이 청년의 것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정보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무한 확산되면서 ‘인터넷판 마녀사냥’ 재논란이 일었다.



이 밖에도 ‘지하철 할머니 폭행 동영상’이니, ‘욕하는 할머니-할미넴’이니 하는 영상들이 순전히 ‘재미있다’는 이유로 유튜브 등에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그때마다 잘못된 신상정보가 유포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떠돌아다니면서 2차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논란이 가중되자 지난 6월 27일 서울청 홍보실 박승일 경사는 트위터에 “지하철 막말남에 대한 잘못된 신상정보가 벌써 온라인을 통해 많이 확산되고 있다”며 “ (트위터의) RT 등은 신중하게 확인한 후 옮기자. 또 다른 피해자가 벌써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자영ㆍ박병국ㆍ손미정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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