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가 지난 3월 대지진 직후의 기록적 수준에 다시 접근했다. 일본 재계는 ‘더는 못버틴다’며 정부에 신속한 개입을 촉구하는 등 패닉상태로 접어들었다.
달러에 대한 엔 환율은 13일 달러당 78.48엔으로 대지진 직후의 기록인 76.25엔에 접근했다. 당시 주요 7개국(G7)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엔고 저지에 공동 개입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4일 엔고에도 불구하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과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이 ‘조만간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잇따라 시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77엔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미국이 바라고 있으며 증시도 엔고로 확연히 타격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엔고가 통상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지만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가 13일 0.4% 상승해 9963.14를 기록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지수가 9000 아래로 떨어지면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바클레이스 분석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유로권이 역내 채무 위기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역내 채무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유로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것도 상대적인 엔고 요소임을 저널은 상기시켰다.
교도 통신은 14일 엔고로 인해 일본 기업이 더 많은 라인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자동차 사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제품 생산의 한계가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원전 위기로 인한 심각한 전력난으로 일본 기업의 생산이 크게 제약받을 것임을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아키오 사장의 발언이 전력공급 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속내는 엔고로 인한 제품 경쟁력 역시 함께 거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요시다 히로시 미쓰비시 플래스틱 사장도 내년 3월 말까지의 현 사업연도 계획을 엔ㆍ달러 환율을 평균 90엔으로 상정해 수립했다면서 따라서 회사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와 연구소는 엔ㆍ달러 환율이 10엔 떨어지는 것이 현 회계연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을 0.6%포인트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경제가 대지진과 쓰나미 및 원전 위기의 3중고로 이미 타격받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엔 가치가 더 뛰면 기업 수익성과 국제 경쟁력이 더 타격받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의 시가 도시유키 회장과 일본자동차노조연맹의니시하라 고이치로 위원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현재 상황이 비용 절감 등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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