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하나로 3D 기능 ‘ON’

전용안경 없어도 이용 가능

다소 무거움·그립감은 부담


도로를 질주하던 범블비가 4.3인치 스크린에서 순식간에 로봇으로, 다시 스
포츠카로 변신한다. 지상을 향해 활강하는 전사들이 화면을 뚫고 나올 듯 눈앞으로 떨어져 내린다.

3D TV가 아닌 스마트폰의 입체 화면을 통해서도 ‘트랜스포머 3’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신을 보는 일이 가능해졌다.

LG전자의 ‘옵티머스 3D’는 국내에 소개되는 첫 3차원(3D) 스마트폰이다. 전용 안경을 끼지 않고도 입체 화면을 즐길 수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3차원 사진과 영상을 만드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모든 사진과 영상을 볼 때마다 입체 화면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니 지레 현기증을 느낄 필요는 없다. 단말기 측면의 ‘3D’ 버튼을 누르면 3D 기능을 간단히 껐다 켰다 할 수 있다.

4.3인치 대화면을 탑재해 한손으로 감아쥐기엔 버거운 감이 있다. 뒷면의 플라스틱 재질이 세련된 맛은 없지만 까슬까슬한 표면 처리로 그립감을 보완했다. 단말기 뒷면에 달린 ‘두 개의 눈’, 500만화소의 듀얼 카메라가 입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역시 3D 기능에 가장 먼저 눈이 간다. 공공장소에서 3D 전용 안경을 착용하는 민망한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도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다니 솔깃하다. 사용자가 직접 3D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으며, 일반 사진과 동영상을 3D 콘텐츠로 변환할 수도 있다.

기본 탑재된 3종의 3D 게임 중 ‘아스팔트6’를 실행시켜 봤다. 일반 스마트폰에서 하는 레이싱 게임과 비교해 생동감 있는 화면과 원근감이 느껴지는 배경이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다만 기본 제공되는 콘텐츠 외에 아직은 3D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다.

10~20분가량 화면을 보고 있으니 눈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3D 콘텐츠 이용 전 ‘눈이 피곤하거나 어지러울 경우 휴식을 취하십시오’라는 알림 메시지가 뜨는데 제조사의 기우만은 아닌 모양이다. 자막이 포함된 영상의 경우에는 적당한 각도와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글씨가 겹쳐 보이기도 해 피로감이 더했다.

최근 출시되는 안드로이드폰 대부분이 진저브래드(2.3버전)를 탑재했으나, 옵티머스 3D는 이보다 낮은 프로요(2.2)에서 구동된다. 다만 운영체제뿐 아니라 프로세서, 배터리 용량, 카메라 성능 등이 프리미엄 폰의 사양으로선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입체감을 위한 듀얼 카메라까지 카메라가 총 3개이다 보니 묵직한 중량감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경쟁 제품인 갤럭시S2(두께 8.89㎜, 무게 121ｇ)와 비교하면 두께 12.1㎜, 무게 171ｇ의 덩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3D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지만 날씬한 몸매와 빠른 속도를 뽐내는 제품들의 홍수 속에서 3D 기능이 실제로 제품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옵티머스 3D는 지난 8일부터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으며 15일부터 일반 판매가 시작된다. 출고가는 80만원대.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