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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완전정복]스펙의 중심에서 나를 외치다
低스펙 2人의 취업성공기
<정유나 대학생 기자>엄친아, 엄친딸의 성공에 귀가 솔깃한다. 기업의 60%가 “구직자 ‘스펙 인플레’ 부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스펙업이다. 이런 고스펙 시대, 상대적으로 ‘저질스펙’이지만,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있다. 다소 낮은 스펙일지라도 꿈을 향해 밀고 나간 그들의 노력은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이름: 이현호
학교/전공: 아주대 화학공학과
학점: 3.14
공인어학: 토익 775점
자격증: 화공기사, 위험물산업기사, e-test
수상경력: 없음
금호석유화학계열 최종 합격
나의 최대 약점은 학점

3대 스펙이 학벌, 토익, 학점이죠. 학교는 편입해서 옮길 수 있고 토익은 노력하면 점수 올릴 수 있지만 학점은 3학년을 넘기고 나면 복구가 되질 않아요. 저는 학점이 낮아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보면 편입생의 비애이기도 한데, 2학년 마치고 쉬다가 편입을 준비했고 군대, 어학연수를 마치니까 4년 가까이 전공공부를 쉬었어요. 그러다보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죠. 면접에서 학점에 대한 질문이 나왔어요. 저는 제 약점을 감추기보단 낮은 학점을 인정했고 덧붙여서 사정을 말했습니다. 편입하기 전에 있던 학교와 커리큘럼이 달라 따라가기가 어려웠고 시험기간에 아파서 병원에 다녔다는 걸 설명했어요.

선택과 집중

작년 하반기부터 취업을 준비했는데 50군데 원서를 냈지만 서류전형에서 두 군데 붙었어요. 참담한 실패였죠. 그런데 실패의 원인을 생각해보니까 제가 명확한 진로를 잡지 못했더라고요. 모든 취업 준비생이 비슷할 거예요. 특히 공대생은 연봉이 높은 플랜트를 많이 가고 싶어 하는데 인기가 많으니까 저도 막연히 플랜트를 생각했었어요. 서류전형에서는 자신과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와 연관 지어 쓰는 게 중요한데도 직무에 대한 파악도 하질 않고 무작정 지원했으니까 전패했던 거죠. 올해 상반기에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먼저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 것. 그리고 나와 직문과 연관되는 지점을 찾을 것. 차분히 생각해본 뒤에 제 성향과 적성에 맞는 생산관리로 직무를 정했어요. 생산관리에서 필요한 능력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서 그 점을 아르바이트 경험과 연결해서 자소서를 썼습니다. 목표도 분명하게 정해서, 기술사가 되고자하는 제 꿈을 면접장에서 피력했고 열정을 기특하게 여기셨는지 면접관께서 열심히 하라며 격려해주셨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연대기 순으로 대학생활을 돌아보는 게 필요해요.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됐던 게 아르바이트 경험이었어요. 삼진L&D 공장에서 나이 드신 분들과 함께 일하면서 의견조율을 했고 땀흘려가면서 고객들한테 납품했어요. 제가 지원한 생산관리직 업무와 밀접하게 맞닿아있어서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린 게 주효했죠. 면접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동아리였어요.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서 회장을 하면서 숫기 없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그 전에는 시골청년 같이 순박했었는데 사람들도 만나고 큰 행사도 주도하면서 리더십을 배웠어요. 면접에서는 동아리 인원이나, 당시 후배들이 몇 명 들어왔는지, 구체적인 질문을 받았어요. 어려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선배들 찾아가면서 조언을 구하고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으로 대답했습니다.  스펙은 일정 수준이상 받쳐줘야 취직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요. 하지만 스펙이 어느 정도 받쳐주고 나면 크게 작용하지 않아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만의 스토리가 취업성공의 비결이에요.

이름: 김도형
학교/전공: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학점: 2.55
공인어학: 오픽IL
자격증: 한자자격증 2급
수상경력: 없음
두산 인프라코어 입사
파란만장한 대학생활

대학에 다니면서 제가 받은 학사경고만 네 번이에요. 1학년 때는 놀아도 된다는 선배들의 잘못된 조언 덕분에 1,2학기 연달아 두 번 학고를 받았고 부모님을 설득해 군대를 미루고 다닌 2학년 때 한 번, 그리고 공대 부학생회장을 하면서 네 번을 채웠어요. 공부와 거리가 먼 제게 한 가지 분명한 목표는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건 원 없이 해보자.’ 학생회와, 인라인 동호회, 사진동호회, 봉사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여름방학에 다른 친구들이 계절 학기를 들을 때 전 농활을 갔어요.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도 못가긴 했지만 사진 동호회 출사 나가거나 인라인 연습을 했죠. 게임에 빠져있기도 했고, 주변에서 여자 친구 없는 걸 본적이 없는 거 같단 말을 들을 정도로 연애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고, 취업에도 도움이 많이 된 건 학생회 활동이었어요. 행사 준비도 하고 사람들과 어려운 일을 해결해나가면서 조직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공대 부학생회장으로서 적은 지원금으로 사람들과 의기투합해서 공대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면접 때 학생회 활동에 관한 질문이 90% 정도 된 걸 보면 과, 단대학생회 활동이 큰 몫을 했죠.

한 우물만 파는 끈기

스펙이 좋은 지원자들이야 합격 한 회사 중에서 한 곳을 고를 수 있겠지만 저처럼 스펙이 낮은 분일수록 취업의 문은 좁아질 거예요. 전 두산에 입사하겠다고 일찌감치 목표를 정했어요. 2009년에 선배가 두산에 입사해서 채용설명회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두산으로 입사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재상, 채용과정, 회사정보를 듣고선 여기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친구들한테 “두산에 꼭 들어가겠다, 그곳 아니면 갈 곳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두산에서 채용설명회나 상담을 하면 빠지지 않고 갔습니다. 작년 하반기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기업동향, 채용과정, 면접 기출과 예상문제, 기업광고 영상, 자기소개서 출제 문제까지 두산과 관련된 정보라면 뭐든지 모았어요. 기업 홈페이지도 자주 방문하고 취업 관련 카페나 블로그도 이용했어요. 올해 상반기 채용이 시작되면서 채용인원이나 변화된 건 없는지 확인했고요. 채용상담 때 대리님께서 왜 이렇게 많이 알아왔냐고 농담을 할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오직 두산만을 바라봤고 두산 한 곳만 서류전형에 지원했습니다. 취업하려는 목표기업을 선택하고 집중해서 준비한다면, 스펙이 낮더라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꼭 당부하고 싶어요.
불리한 점은 현명하게 극~뽀옥

주변 친구들의 학점이나 어학성적을 들으면 왠지 제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았어요. 영어 학원도 다니고 밤새면서 과제도 해봤지만 결과가 좋진 않았습니다. 특히 제가 약했던 건 영어실력이었어요.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많고 어학연수, 교환학생도 다녀오는데 전 오픽 IL뿐이었거든요(두산 이공계 기준 오픽IL/토익스피킹 Lv.5). 면접 때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인턴 경험도, 공모전도 해보질 않았고 전공지식도 부족하지만 다년간 학생회 활동을 경험하면서 얻는 조직력, 조직문화, 사교성으로 극복하겠다고 제 소신을 밝혔습니다. 배운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중국어 독학을 시작했어요. 요즘 많은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거나 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리 배워놓으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고, 어느 정도 적중했습니다. 두산 광고에 나오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면 사진을 찍어보는 게 어떨까요?”란 문구를 인용하면서 부족한 영어 실력은 지금 배우고 있는 중국어로 극복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부족한 점은 솔직하게 인정하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걸 찾아내는 게 현명한 대처법이에요. 

http://www.camhe.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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