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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따라하다 쓴맛…대기업들 ‘게임아웃’
게임사업 MS 매출의 12% 점유


SKT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엔씨소프트에 매각 속도


SK·삼성·LG 등 마인드 부족

초라한 성적표 줄줄이 철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분기 전체 수익(1642만8000달러) 가운데 약 12%(193만5000달러)를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 사업부, 이른바 게임사업부에서 올렸다.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 개발과 개인정보 유출로 고전을 하고 있는 소니 역시 같은 기간 게임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약 10%를 거들었다.

이에 반해 국내 대기업들은 게임시장 도전 성적표가 초라하다. 콘솔(게임기) 시장과 온라인 게임시장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시장 진출과 동시에, 그것도 국내 진출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짐을 싸는 사례가 적지 않다. 막대한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 유통 채널까지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유독 게임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SK텔레콤은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로 유명한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엔씨소프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0조원 시장(내년 기준) 보고 너도나도…. 결국 철수=SK텔레콤은 지분 63.7%를 확보하고 있는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엔씨소프트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엔씨소프트는 관계자는 “실사와 함께 실무선의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는 과거 SK C&C에 게임사업부가 있었고,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역시 게임포털(땅콩)을 운영했지만 게임 사업마다 여의치 않았다. 지난 2006년에 세운 SK컴즈 자회사 SK아이미디어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최초 일본 세가와 함께 게임기 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했다. 이후 삼성전자 영상사업단의 한 사업으로 10여종의 게임을 개발했으나 이 역시 별 재미를 못 봤다. 이어 ‘던전앤파이터’ ‘붉은 보석’ 등의 기존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진행했지만 ‘삼성다운’ 성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LG는 소프트웨어 사업과 함께 게임사업을 했다가 외환위기 때 정리했다. 당시 LG의 게임사업 부문과 일부 게임 판권을 갖고 독립한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이 승승장구했으나 지금의 한빛소프트는 예전만 못하다. 효성도 IT 자회사 효성CTX가 온라인게임 사업에 도전했다가 2년도 안돼서 접었다.

동양은 동양온라인이 온라인 게임을, KT는 자회사인 인터넷 포털 KTH가 NHN을 역할 모델(네이버, 한게임)로 게임 사업을 시작했으나 두 업체 모두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 동부그룹도 꾸준히 게임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동부CNI 측은 “진출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직 없다”고 했다. 


▶리스크가 커 대기업과 안 맞아…일부는 마인드 부족 지적도= SK텔레콤 측은 이번 엔트리브소프트 매각건과 관련해 “게임 개발은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라며 ▷높은 투자비(NHN의 테라는 약 400억원) ▷긴 개발기간(엔트리브 ‘앨리샤’는 6년간 개발) ▷낮은 성공확률(신규 개발 게임 성공률 5% 이내) 등을 사업 철수 이유라고 밝혔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콘텐츠 확보와 수조원에 달하는 시장(게임백서 기준 2010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7조7837억원(추정치))은 매력이나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키우기 위한 사업으로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실패의 원인을 대기업들의 서비스 마인드 부족에서 찾고 있다. 이용자들의 실시간 평가에 따른 즉각적인 반응과 개선이 생명인 게임시장에서, 게임에 대한 철저한 이해 없이 물량만 쏟아 부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모 기업에서 ‘파견’이 된 비(非)전문가들이 경영을 맡아 책임 경영을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대기업 대표이사 임기는 2~3년이나 일부 웹보드 및 캐주얼 게임을 제외한 대작 게임은 개발 기간이 3~4년에 달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를 ‘돈’으로 보느냐, ‘평생 고객’으로 보느냐의 차이도 있는 것 같다”며 “게임사업을 여러 사업 가운데 하나의 ‘캐시카우’로 접근하는 대기업과 게임사업을 평생의 사업으로 영위해야 하는 중소 게임회사는 이용자를 대하는 접근법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표>대기업 게임시장 진출 현황



기업 게임 진출

삼성 게임기 관련 사업 및 게임 개발 포기(?),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게임 퍼블리싱으로 전환

LG 소프트웨어 사업과 함께 게임시장 진출했다가 IMF 때 철수. 판권 및 사업부 일부 한빛소프트로

SK “SKT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매각 추진,

SK컴즈 게임 자회사 적자 지속”

CJ CJ E&M 넷마블(옛 CJ인터넷) 적자, 흑자 반복. 게임업계 빅3 경쟁에서 밀려남

동부 동부CNI 게임 사업 진출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모습 없이 검토 지속

동양 동양온라인이 게임포털 ‘게임하마’를 오픈했으나 시장 입지와 영향력 미미

효성 IT 자회사 효성CTX가 온라인게임 사업에 도전했다가 2년도 안돼 철수

KT 자회사 KTH가 포털과 게임사업 전개 중이나 영업적자를 지속중



<이미지설명>

SK텔레콤은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로 유명한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엔씨소프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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