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경착륙할 위험에 빠졌는지 모른다”(조지 소로스) “중국은 과다한 은행 부실채권과 설비과잉으로 2013년 이후 경착륙할 수 있다”(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6일 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번재 금리인상으로, 과하게 오르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다.
최근 일부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긴축 강화, 부동산가격 버블 붕괴로 인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지펀드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와 경제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의 언급이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대표적인 경고다.
쟁점은 인플레 위험의 정도와 부동산 시장 붕괴 가능성이다.
지난 5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식료품과 주거비를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34개월만에 최고치인 5.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에는 6%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플레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노동비용 상승, 경제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제기되는 주장은 중국경제에서 부동산개발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지방정부 재정ㆍ투자와도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어 부동산 가격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의 GDP에서 부동산건설 비중은 13%(2010년 기준)로 90년대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유가 및 국제식품 가격 상승세가 5월이후 진정돼 중국 정부의 긴축강도가 약화될 것이고 ▷정부 정책이 투자ㆍ수출 위주에서 민간소비 확대로 전환됐으며 ▷수출증가세가 견조하고 거시경제 심리지표도 양호해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또 부동산 경기지수나 부동산개발투자 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하는 근거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앞으로 중국경제는 성장이 다소 둔화되겠으나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안정과 경제구조조정에 따르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점에서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정국정부가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통화 긴축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다수 경제예측 기관들도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9.0~9.5%에 이를 것이며 8% 이하로 떨어지는 경착륙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국정부는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민간소비 확대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의료 및 양로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과 소득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단기적으로는 개인소득세 등 조세제도 개혁과 농촌과 같은 낙후지역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다만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미미하나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 부동산 가격 조정, 지방정부 프로젝트 부실에 따른 금융회사의 건전성 우려 등 하방리스크가 잠재하는 만큼 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