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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이 10만원짜리 신발을 500원으로 만들었다”
북한에서 교사, 장사꾼, 화가, 노동자, 학생이었던 탈북자 11명이 7일 오후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베트남참전용사기념관에 모였다. 제2하나원 착공식을 기념해 통일부가 마련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과의 기자간담회’에 참석차 모인 것이다.

북한을 떠난 지 아직 1년이 채 안 된 이들의 입은 거침이 없었다.

북한에서 신발장사를 했던 양모(45.여)씨는 “대한민국이 보내는 식량은 장마당에 왔다갔다 하지만 군이나 당 사람들에게로 가서 백성은 전혀 먹을 수가 없다”며 “(쌀을) 보내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는 “은행에서 800만원을 빌려 1000만원을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화폐개혁 이후 10만원에 팔아야 할 신발을 500원에 팔았다. 은행에서는 빚독촉을 했고 결국 집까지 뺐겼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화폐개혁은 주민들이 전혀 모르는 가운데 시행됐고 시행 이후에는 전화까지 차단했다”며 “화폐개혁에 대한 반감이 너무 크지만 서로가 믿지 못하니까 말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내년을 강성대국집입의 해로 선포한 바 있다. 그 배경으로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은이 지목된 상황. 하지만 탈북자들의 증언에서는 북한 국민 대부분이 이에 대해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대국 관련 질문을 하자 한 참가자는 바로 “도대체 뭘 가지고 강성대국을 한다는 말입니까”라고 따지듯 받아쳤다.

사람들은 “화폐개혁 때문에 모든 생계수단을 모두 잃어버린게 현실”이라고 웅성거렸다. 태업 참가로 인한 처벌을 우려해 탈북했다는 노동자 김모(44)씨는 “북한에서 강성대국을 믿는 사람은 10%정도라고 본다. 실제로 해놓은 것이 없으니까”라며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해외생활을 많이 한, 고생도 못한 사람이 잘 할 수 있겠나. 주민들은 김정은이 해외에서 살았다는 것도 모른다. 단지 이름이 나왔으니까 후계자가 됐구나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계급주의적 성향이 아직도 뿌리깊은 것으로 보이는 증언들도 나왔다.

18살인 한 여학생은 “북에서는 성분이 중요하다. 내 아버지가 간부면 나도 간부가 되고, 아버지가 노동자면 공부를 잘해도 어쩔 수 없다. 성분, 돈이 많으면 대학에 붙는다. 설령 실력으로 대학에 붙고 졸업해도 (성분이 나쁘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탈북한 이후 ‘남한에서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외교관, 언론인, 연예인 등 북한에서 신분이나 사회 분위기 상 이룰 수 없던 직종을 주로 꼽았다.

한 여학생은 “엄마와 둘이서 탈북할 때는 남쪽에 이렇게 북한사람이 많은지 몰랐다”며 “앞으로 기자가 돼서 탈북자들의 성공한 이야기를 널리 알려나가고 싶다”고도 말해 남한 내 탈북자 문제에 대한 탈북자들끼리의 관심도 높음을 반증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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