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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희·감격…그 눈물로 우린 하나가 되다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지 선정 11년만의 쾌거…감동으로 지샌 밤
쟁점마다 갈라진 갈등공화국

모처럼 통합의 어깨동무

李대통령도 “국민의 승리” 일성


대립접고 상생의 밑거름됐으면


7일 0시20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봉투 속 종이를 펼쳐 보였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평창!”

온통 눈물바다였다. 현장 유치단은 기쁨도 잠시, 이내 눈물을 쏟았다.

2전3기의 감격과 지난 2년간의 강행군, 12년 집념, 높아진 대한민국 위상에 대한 자부심, 국민적 열망에 대한 감사, 선진국 도약의 기대가 한데 뒤엉키며 북받쳐 올랐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의 ‘마스코트’ 김연아는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뒤돌아 눈물을 떨어뜨렸다.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을 제패했을 때와는 또 다른 감동, 수많은 ‘김연아 키즈’들 앞에 더욱 당당한 맏언니가 된 감격의 그것이었다.

그는 “되든 안 되든 눈물바다가 될 것으로 생각은 했는데…”라며 펑펑 울면서 인터뷰를 이어갔다.

민간외교를 톡톡히 해낸 재계 인사들도 지난 2년 동안의 각고가 주마등처럼 스치는 듯 글로벌기업을 이끄는 총수답지 않게 눈물을 참지 못했다.

IOC 위원으로 지난 1년반 동안 100명이 넘는 동료 의원을 모두 만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얼굴에도 눈물이 번졌다. 지난 2년간 지구를 10바퀴 이상 돈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최근 몇 달간 아예 유럽에 눌러살다시피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도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조 위원장은 “올해 2월에 그 추운 날씨에도 강원 도민들이 남녀노소 길가에 나와 실사단을 환영했고, 2018명이 실사단의 방문에 맞춰 모여서 합창했던 것은 일생에 잊어버리지 못할 추억”이라고 말했다.

굵은 눈물방울은 집념의 정치인에게서 터져 나왔다. 1999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처음으로 선언한 뒤 12년 외길을 걸어온 김진선 전 강원지사는 “두 번은 절통(切痛)의 눈물을 흘렸고 지금은 환희의 눈물을 흘린다”며 소회를 전했다.

이들이 흘린 눈물은 지루한 장맛비로 잔뜩 찌푸린 ‘갈등공화국’을 하나로 묶어낸 단비였다.

청와대와 여당, 여당과 야당,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진 자와 소외된 자들이 빚어내고 있는 갈등의 데시벨도 이날만큼은 감격의 눈물 속에 잦아 들었다.

개최지 발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울음을 참으며 “기쁘고 또 기쁘다”며 “우리는 서울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경험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 응원을 위해 평창에 모인 여야 정치인들도 “강원도 발전과 나라 발전(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하나 된 국민, 통합된 대한민국(손학규 민주당 대표)”이라며 손을 잡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이제 수출 7대 강국에 이어 스포츠 ‘G7(7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해 명실상부한 국제사회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국민들도 이날만큼은 절절이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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