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총기사건을 일으킨 김모 상병(19)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6일 긴급 체포된 정모 이병 역시 부대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관심사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새벽 1시께 해병대 헌병대에 긴급 체포된 정 이병의 범행가담 사실은 김 상병이 조사에서 자신을 도와준 병사로 정 이병을 직접 지목하며 드러났다. 정 이병은 지난 4월 전입했으며 자대에 배치되면서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정 이병은 자대배치 이후 스스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던 김 상병과 평소 가까이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병은 김 상병과 같이 “우리가 구타를 없애 버리자”며 함께 어울렸으나 사건 당일 총기탈취에서부터는 김 상병과 동행하지 않았고 범행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 함께 총기와 탄약을 절취했다고 주장하는 김 상병과 진술이 엇갈려 실제 범행에 어느 정도까지 가담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 이병은 당초 지난 5일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해군 수사대장 권영재 대령이 사건 직전인 오전 10시30분께 김 상병이 “권승혁 일병을 죽이고싶다”고 말했을 당시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브리핑과는 달리 정 이병은 오히려 상황병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김 상병이 총기와 탄약을 훔치도록 도왔으며 김 상병이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자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가 아닌 “사고치고 탈영하자”고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이병은 김 상병과 범행을 공모했지만 막상 김 상병이 총을 쏘기 시작하자 겁을 먹고 도망가 실제 범행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건 당시에 공중전화 부스에서 1시간 이상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행적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김 상병이 총기를 탈취한 뒤 ‘행동’에 나서기까지 1시간 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 맞물려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당초 정 이병은 김 상병이 술을 마셨고 사람들을 죽이고 싶다고 하며 실탄을 장착한 것에 대해 제지는 물론 상부에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의혹을 받아왔다.
국방부 조사본부의 김영수 수사2과장은 “김 상병은 두 차례 조사에서 정 이병과 함께 총기와 탄약을 절취했다고 말했지만, 정 이병은 전혀 가담하지 않았고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두 사람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김 상병의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있고, 사건 당일 김 상병과 정 이병의 동선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너무 많아 추가 공범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합참 전비태세실장 이호연 해병소장의 주관 아래 기무와 헌병 등 5개 기관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부대의 경계작전 기강 및 부대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