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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마음이 열린다
어렵고 딱딱해서 싫다고?…‘무료 공연→렉처콘서트→동호회→축제참가’ 단계별 코스 밟으면 바흐도 모차르트도 내 친구
‘바야흐로 클래식의 계절’이다. 여름의 한가운데 7, 8월이면 대형 클래식 음악 축제와 공연이 쏟아져 언제부턴가 이 계절은 마니아들을 설레게 한다. 클래식 초보들도 그 흐름을 타고 싶긴 한데, 막상 공연장을 찾자니 부담이 앞선다. 디토 페스티벌이나 대관령 국제음악제 등 유명 클래식 축제사이트도 기웃거려 보지만 클래식은 왠지 어렵고 딱딱해 주저해진다. 기초공부라도 하고 가야 하나. 여기 경제적ㆍ심적 부담없이 누구나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는 ‘클래식 따라잡기’ 단계별 코스를 제안한다.

▶1단계 공짜 공연=경제적ㆍ심적으로 클래식 공연이 부담스럽다면 무료 공연부터 시작하자. 주위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있다. 서울시향은 2005년부터 ‘우리동네 음악회’를 열어왔다. 연주뿐 아니라 클래식 초보자를 위한 해설이 곁들여지는 이 공연은 도서관, 병원, 복지시설 등 다양한 무대에서 펼쳐진다(일정표는 서울시향 홈페이지 참고). ‘우리동네 명품음악회’, ‘우리동네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놀자’ 등 취향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다. 맞춤형 콘서트는 서울시향의 특장. 가족(우리동네 음악회), 직장인(오박사의 재미있는 클래식), 아이들(우리아이 첫 콘서트)까지 콘셉트에 맞는 공연을 찾아가면 된다. 무료 공연이라 금전 부담도 없다. 실내에서 듣는 딱딱한 클래식에 거부감이 든다면, 야외 공연을 나들이 삼아 찾는 것도 좋다.(서울시향,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등 홈페이지 참고) 


▶2단계 렉처 콘서트&미리 듣기
=이제 마음먹고 공연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들을까에 집중한다. 익숙한 만큼 더 잘 들리는 법. 프로그램을 미리 숙지하거나 음악을 들어보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 서울시향과 코리안심포니는 ‘렉처 콘서트’를 제공한다. 서울시향은 공연이 예정된 주의 월요일, 선착순 100명을 모집해 공개강좌를 연다. 미리 음반과 DVD를 감상하고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감상 포인트를 짚어본다. 코리안심포니는 음악평론가 겸 DJ 장일범이 진행하는 렉처 콘서트를 운영 중이다. 각 곡의 작곡 배경, 숨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준다. 두 렉처 콘서트 모두 무료다. 클래식 마니아들도 어렵다고 느끼는 현대음악의 렉처 콘서트도 있다. 서울시향 진은숙 상임작곡가의 ‘아르스 노바’는 공연이 있는 주 월요일 강좌를 연다. 공연 당일 벼락치기를 해도 좋다. 공연 시작 40분전에 열리는 ‘프리 콘서트 렉처’도 공연 전 집중도를 확실히 높여줄 방법이다.

그 밖에 매달 발간되는 공연계 잡지들을 훑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공연장에 무료 비치). 공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수록됐을 뿐 아니라, 공연 프로그램이나 작곡가 소개 등 다양한 무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의 친누나로도 알려진 서울시향 진은숙<사진> 상임작곡가의 현대음악 강좌‘ 아르스 노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음악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음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사진제공=서울시향]

▶3단계 동호회&라디오나 영화
=보다 적극적이며 친근한 소통을 원한다면 클래식 동호회를 활용해보자. 온오프라인 클래식 동호회 ‘무지크바움’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자체 감상실을 둔 모임으로, 다양한 모임과 강좌가 열린다. 고전음악 애호가 동호회 ‘고클래식’은 방대한 음악 자료가 쌓인 공간. 원하는 음반을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고,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별로 정리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클래식 음반만 모아둔 ‘풍월당’도 클래식 마니아들에겐 아지트다.

보다 손쉬운 일상의 클래식 접근법은 ‘라디오(KBS 클래식 FM-93.1㎒) 청취’만한 게 없다. DJ의 친절한 해설이 더해지는 만큼 ‘일상의 렉처 콘서트’라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라디오 듣기에는 최적화된 환경. ‘손안의 클래식’을 통해 일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그 외 클래식 음악이 OST로 깔린 영화를 찾아보거나 악기보다는 성악이 가미된 오페라나 성악협주를 찾아 듣는 것도 클래식에 흥미를 높이는 방법이다.

▶4단계 축제 즐기기=마지막으로 축제를 찾는 것만한 클래식 입문 속성 코스가 없다. 단기간 한 주제의 음악에 집중, 다양한 음악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축제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다음달 24일부터 열리는 ‘제8회 대관령 국제음악제’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휴가 겸 나들이 삼아 한 번쯤 들를 만한 축제다. 정명화 정경화 자매 등 세계적인 음악가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고, 대관령이라는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도 클래식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 좋다. 7월 3일까지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도 클래식의 대중적 접근. 오로지 피아노에만 집중하는 ‘피스&피아노 페스티벌’(8월 13~20일)도 클래식 피아노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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