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노동이 수양이 되는 곳. 가치를 돈으로 매기지 않는 곳. 필요한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나누는 곳. 유토피아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시인 김선우가 여행한 인도 남부의 오로빌이 그렇다. 오로빌은 인도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세워진 생태 공동체이다.
저자가 오로빌에서 띄운 편지는 관광 가이드가 아닌 삶에 대한 성찰의 거울이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문장에 실린 소소한 삶의 모습은 경쟁과 욕망으로 찌든 일상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무조건 오르빌을 유토피아로 추어올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진행형의 오르빌에서 꿈과 가능성의 희망을 보는 것이다.
저자의 여행담은 당장 오로빌로 떠나라고 충동질하진 않더라도 말짱하게 보이지만 실은 병든 우리의 삶에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되돌아보게 만든다.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