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지 않고 넉넉하면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진한 여운을 남기는 달항아리는 한국적 전통미학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지곤 한다. 최근 많은 작가들이 달항아리에 천착하고 있는 이유도, 세계가 달항아리에 많은 찬사를 보내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달항아리의 넉넉한 포용력 때문이다.
한국적 전통미학의 아이콘이 된 달항아리가 던져주는 의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이목을 끌고 있다.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와 아트데이㈜는 공동 특별기획으로 ‘최영욱, 인연의 기억…’전을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5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베르사체홈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에서 개최한다.
요즘 최영욱 이름 석자 앞에 따라 붙는 ‘빌 게이츠가 선택한 작가’라는 수식어도 사실 따지고 보면 세계가 달항아리를 마주하며 삶의 이야기를 찾는 여정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당시 게이츠재단의 아트컬렉션 담당자는 처음 그의 달항아리에서 받은 느낌이 순간의 것이 아닐까 싶어 3~4번을 반복해서 찾았다고 한다. 그의 달항아리를 마주할 때마다 무심한 듯 덤덤한 여백과 가느다란 선이 마음을 넉넉하게 보듬어 안는 듯한 느낌이 줄기는커녕 보름달 마냥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야 작품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빌게이츠를 반하게 한 달항아리가 내 뿜는 그 묘한 미학적 울림을 직접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070-4402-7710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