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오르간으로 바흐와 생상스, 무소륵스키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연주회가 열린다.
캐나다 출신의 젊은 오르가니스트 켄 코완(Ken Cowan)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컬리지 교수가 오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댄싱 파이프스(Dancing Pipes)’ 연주회를 연다. 공연을 앞둔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오르간은 두 손과 발을 모두 활용해 연주하는 악기다. 피아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한 소리를 낸다. 오르가니스트가 두 발로 연주하는 키보드는 피아노보다 더 다양한 멜로디를 낼 수 있다.
그는 “오르간은 모든 악기의 가장 낮은 음부터 가장 높은 음까지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사운드가 결합됐을 때 그 효과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파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화려한 사운드를 뿜어내지만, 파이프오르간은 여전히 생소한 악기다. 규모가 큰 성당에서 종교 의식을 진행할 때 배경음악 정도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오르간은 피아노가 없던 시절 유일한 건반 악기였고,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의 첫 악기가 바로 오르간이었다.
“바흐의 음악을 오르간으로 많이 연주하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바흐를 오르간 연주로 들으면, (피아노에 비해) 다양한 멜로디를 동시에 들을 수 있어요. 피아노는 소리가 선명하고 연주자가 건반을 두드리자마자 음이 사라지지만, 오르간은 음의 지속 시간이 긴 편이라 다양한 소리가 함께 울리는거죠.”
바흐의 첫 악기가 피아노였다면 지금의 바흐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오르간의 악기적 특성은 동시에 여러 멜로디가 함께 들리는 바흐의 음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파이프오르간의 드라마틱한 잠재력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바흐부터 리스트 생상스까지. ‘오르간=바흐’를 벗어난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오르가니스트가 발로 부리는 현란한 연주도 기대할만하다. 그는 레오 사우어비의 ‘패전트(행렬)’를 두 발로 연주한다.
파이프오르간이 생소한 관객들에게는 “연주자의 몸을 잘 관찰해달라”고 주문했다. “오르간은 손뿐만 아니라 발과 함께 연주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매우 독특한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또 오르간은 일종의 오케스트라로, 공연에서 듣게 될 모든 사운드를 따라가려면 정신이 없을테니 편하게 음악을 즐겨주세요” 18일 세종문화회관. 02)399-1114~6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