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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화로 풀어내는 순수함의 응집체, 성순희 화가
희망이 담겨 있는 그림, 세상을 거꾸로 되돌리는 그림. 바로 성순희 작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 앞에 서면 마음속에서 일렁이던 거친 파도가 삽시간에 가라앉기라도 하듯 순수해진다. 오랜 세월 풍파에 견뎌내며 살아 온 그녀의 인생이 역설적으로 대변이라도 되듯 작품은 한없이 밝고 희망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거짓까지 진실로 바꾸어줄 만큼 강력한 정화력을 가진 그녀의 작품 속에 빠져본다.

화면에 펼쳐진 색의 향연

평면회화의 결정체로 불리는 그녀의 작품은 독특한 조형세계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원근감과 오브제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좀 더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현대 회화와는 반대로 1차원적인 평면적 구성과 오브제의 위치 등을 좀 더 정밀하게 구상하면서 구상작품이 추구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넘는 표현기법을 선보였다.

또한 이 안에서 표현되는 여러 느낌을 캔버스 안에 보이지 않는 선을 만들어 한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상상력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작가만이 느끼고 볼 수 있는 가드라인을 통해 한 작품을 여러가지로 나눠 보더라도 각각의 느낌이 표현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새, 꽃, 산 등 자연의 산물이 주로 표현되어지는데 강한 원색조의 바탕 위에 상징적 오브제의 확대와 병치, 극단적 클로즈업으로 나타냄으로써 구상 작품이지만 그림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의 확대를 이루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노출된 이미지의 재현이 아닌 작가의 감각 개입으로 파생된 면과 색채의 대비를 하나의 공간 안에 자유롭게 표출함으로써 그가 표현하는 감정을 더욱 순수하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또, 특징적인 것은 모든 오브제를 테두리화 함으로써 공간과 공간, 면과 면, 선과 선 등을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작품 안에 작가의 내면의 감정을 포함시키는 역할과 세상 속에 또 다른 세상,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이는 형태의 확대와 단축기법의 도해, 해체적 여운을 끌어들여 고정된 단일 시야를 피하고 대지의 일상적 세계를 강렬하게 포괄해 보여주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한다. 

얼마 전 성순희 작가는 꽃과 나무, 새 또는 온갖 사물들의 파노라마를 펼치는 대자연의 색채가 발색되는 지점에서 환상적 세계를 모색하는 매재(媒材, medium)작업을 선보이며 무한한 형상들로 하여금 성순희 만의 주관적 시간의 차원과 시간의 수환으로부터 또 다른 감각적 차원으로 변화하는 독특한 시공간 속에서 시나브로 앙상블을 이뤄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화 되어지는 그의 작품은 더욱 많은 뜻을 담고 하나의 오브제의 수많은 양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마치 동화에나 나올 법한 그의 그림이 현실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역시 이렇듯 그 안에 품고 있는 작가의 내적 표현력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련의 꽃과 나무, 새 또는 온갖 오브제의 향연으로 완성되는 성순희 작가의 작품이 동화같지만 오히려 더욱 현대적일 수 있는 이유, 바로 작가의 순수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심우근 기자/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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