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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 벼 심겠다던 종로구…반발 여론 의식해 인사동으로
지난 4월 초 광화문광장에 벼를 심어 궁궐 내에 벼를 심던 전통을 되살리고 도시농업사업을 활성화시키자고 제안했던 종로구청이 일단 인사동에 벼를 심었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총예산 1억2000만원을 들여 종로구 견지동 71~관훈동 186에 걸쳐 있는 145m 길이의 인사동 청석길에 벼, 목화, 도라지, 땅콩, 수수, 옥수수, 토란 등 7종의 농작물 1300본을 심는 도시농사사업을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종로구는 인사동 서인사마당 공영주차장에서 청석길 도시농사 조성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이 사업은 광화문광장에 벼를 심는 사업이 억대의 사업비가 들어가나 한 해 소출이 쌀 5섬에 그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된 4월 중순 전격 착공됐다. 광화문광장에 벼를 심으려면 광화문광장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의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인사동 청석길 관리는 종로구청이 맡고 있어 사업 추진이 손쉬웠다. 서울 도로나 광장은 길이나 넓이에 따라 관리담당주체가 구청이나 서울시청으로 나뉜다.

종로구 관계자는 “도시농업을 통해 도시를 재생하고, 인사동에 어울리는 예술성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청석길에 도시농사사업을 벌였다”며 “벼 등 농작물 식재뿐 아니라 도로 포장, 보안등 설치, 전주 철거 등 다양한 주변 환경개선 사업에 투입된 총 예산이 불과 1억2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청석길의 행정도로명은 인사동 11길로, 조선시대 중기 문인인 청성부원군 김석주가 살았다고 청성골로 불리다가 청석골로 지명이 정착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길은 인사동의 인사동길과 인접해 있고, 인사동의 박물관과 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지만 인사동길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어 활성화되지 못했고, 주변 환경도 열악한 지역이다.

종로구에 따르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이곳 주민들과 상인들이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뜻을 모은 뒤 지난해 11월 사업제안서를 종로구청에 제출하며 사업이 시작됐다.

이 사업에 따라 145m 길이의 인사동 청석길에는 주민들이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는 66㎡ 규모의 텃밭 2개소, 30㎡ 규모 자투리땅 녹지대 6개소, 17㎡ 가로변 녹지대 4개소 등이 조성됐고, 700㎡ 도로 포장, 보안등 3개소 설치 및 4개소 정비, 전주 2개소 철거 등이 이뤄졌다.

텃밭에는 농작물 7종 1300여본, 녹지대에는 나무 13종 376주, 꽃 21종 2000여본이 식재됐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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