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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뚱 캐릭터, 폭소만발 추리소설
일본 ‘서점대상 1위’...색다른 유쾌한 맛

바야흐로 추리소설의 계절이 다가온다. 여기 신선한 추리소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21세기북스, 2011)가 있다. 일본 ‘서점대상 1위’로 선정됐으니 기대가 크다.


소설은 주인공이 독특하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가자마쓰리’ 경부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야구선수가 꿈이었으나 실력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경찰이 되었다. 여형사 ‘레이코’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열혈 여형사지만 이름만 대면 세상이 다 알만한 재벌 그룹 총수의 외동딸이다. 마지막으로 진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레이코 집안의 집사이자 운전기사인 ‘가게야마’ 다. 그는 집사 대신 프로야구 선수나 사립탐정이 되고 싶었다니 이 얼마나 묘한 조합인가.


두 명의 경찰과 한 명의 집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 과 같은 연작소설로 모두 여섯 개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사건의 소재도 다양하다.


평범한 연립주택에서 목 졸린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 <살인 현장에서는 구두를 벗어주십시오>, 아름다운 장미 침대 위에 잠옷을 입은 채 죽은 한 여자 <아름다운 장미에는 살의가 있습니다>,작은 키에 콤플렉스가 있었던 남자가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되는 <양다리는 주의하십시오> 살인 사건이다.


작가는 사건 현장에 가자마쓰리와 레이코를 통해 현장 스케치, 증거물, 사망 시각, 용의자, 살해 방법 등을 설명하며 독자에서 범인을 알아내도록 유도한다. 더불어 제목에 사건의 해결 메시지를 심어두었으나 사건의 실마리는 모두 가게야마 집사에 의해 풀린다. 현장에서 돌아온 레이코가 거대 저택에서 우아하게 쉬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쓰고 있으면 집사가 거든다. 이 겁 없는 집사는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에게 아주 까칠하다. 서슴지 않고 독설을 내 뱉는다.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이 정도 사건의 진상을 모르시다니, 아가씨는 멍청이이십니까?” p. 35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아가씨, 역시 잠시 뒤로 빠져주시지 않겠습니까?” p. 247


레이코와 집사가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런 대화가 계속되면서 사건의 진상이 해결되고 레이코와 마찬가지로 독자는 사건을 이해한다. 범인과 수사관의 두뇌 싸움과 놀라운 반전이 가득한 소설 섬뜩한 공포가 가득한 추리소설도 좋지만 유머스럽고 유쾌한 추리소설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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