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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값 올랐으나 수요부진에 되레 ‘가격 할인’ 나설 판.
철강업체들이 수요 부진에 따른 업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할인에 나섰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최근 가격을 올렸던 철강 업체들의 시도가 결국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지난 4월 열연, 냉연, 후판 등 주요 철강 제품에 대해 t당 16만원씩 인상하면서 후발 열연, 냉연 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일제히 같은 수준으로 올렸다.

물론 업체들은 포스코가 결정한 가격 인상폭에 만족하지는 못했다. 가격 인상시기가 워낙 늦어진데다 상승폭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모두 반영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7월 t당 125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에는 182달러로 45% 이상 급등했다. 만약 제품 가격에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모두 반영하려면 t당 25만원을 올려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이 부족한 인상분 마저도 다 못받고 있다는게 최근 업계 분위기다. 철강 업체들이 장기ㆍ대량 고객들을 잡기 위해 ‘시황 할인’ ‘장기고객 할인’ 등 다양한 가격 할인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인 건설, 조선 등 관련 업체들의 업황도 악화돼 철강 제품 가격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다보니 철강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냉연업체들은 시장의 반발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 5월과 6월 각각 8만원씩 인상하는 단계적 가격인상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객사들의 반발이 커 1단계 가격 인상분도 다 못받고 있다. 이에 철강 제품가격은 명목상 t당 16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제품가격은 t당 4~5만원 인상에 그치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포스코 역시 가격 할인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마저 돌 정도다.

이로 인해 철강업계의 2~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당초 2분기부터는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돼 철강업체들의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인상분이 20% 밖에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수익 개선은 꿈도 못꾸고 있다.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포스코는 열연이나 냉연, 후판 등에 대한 제품 가격 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격을 조정한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지난 4월에 단행한 인상폭도 원자재 가격 상승률에 비해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아직 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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