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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티즌에 김정일 다 걸리는데...한ㆍ중은 ’꿀먹은 벙어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행보가 중국 네티즌들에 의해 동영상과 사진 등으로 거의 실시간 중계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시대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각종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 행로를 소개하고 김 위원장을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놓는 등 사실상 ‘수행기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 숙소와 방문지 등에 대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며 언론매체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지만 수억명에 달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촘촘한 그물망은 이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0일 김 위원장 방중 직후부터 웨이보에는 자신이 목격한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전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 차량으로 인한 교통통제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모모샤오싱(某某小星) 아이디의 누리꾼은 “김정일 난징에 도착했나 보다. 중산(中山) 동로가 모두 봉쇄됐다”고 전했고 스이류차오(失憶六朝) 누리꾼은 “뚱보엔 관심 없다”고 표시했다.

김 위원장이 23일 장쑤성 양저우의 영빈관에서 가무단 공연을 관람한 사실도 자신을 해당 가무단원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에 의해 곧바로 공개됐다. 또 24일 김 위원장이 장쑤성 난징의 ‘판다 전자’를 방문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중국판 유튜브인 ‘여우쿠 닷컴’을 통해 소개됐다.

김 위원장의 방중행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한국과 중국 정부는 꿀먹은 벙어리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방중일정이나 중국측 인사와의 회동 내용 등에 대해 아직 중국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 없다”면서 “시간이 좀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 방중 수일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전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태도는 인터넷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다. 외교적으로 보안과 기밀유지가 필요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분명히 드러난 사실까지 확인을 거부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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