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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한 색채 잃어가는 인사동,‘전통명가 축제’로 되살린다
“중국, 베트남 상품 말고, 한국 거 없나요?"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의 거리’ 인사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터뜨리는 탄식이다. 한국 고유의 도자기며 목기 등을 감상하기 위해 전통문화의 거리를 찾았으나 온통 동남아산 기념품이 더 판을 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외국인들이 많다.

‘서울관광의 필수코스’인 인사동이 갈수록 국적 불명의 조잡한 기념품과 중저가 화장품이 판치는 쇼핑과 유흥의 거리로 변질되자 지역 화랑과 고미술품점이 팔을 걷어부쳤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전통문화거리인 인사동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전통문화 관련업소 500여 곳이 참여하는 ‘2011 인사동 전통명가를 만나다’ 축제를 오는 6월1~7일 펼친다. 이번 축제에는 인사동 소재 갤러리와 고미술품점이 참여해 전통장인들이 만든 공예품을 필두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이들은 수백년간 이어져온 인사동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유물과 회화, 조각을 모은 100여 개의 전시를 일제히 개최한다.

아울러 관객참여형 체험행사와 이벤트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수십년간 기량을 쌓은 표구장인이 동양화를 배접하고 표구하는 과정을 시연하며, 능화판으로 책표지에 무늬를 새겨보는 이벤트도 열린다. 창포물로 머리 감기 등 단오풍습과 도자기 빚기, 석채공예, 칠보공예 등 공예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7일에는 KBS의 ‘진품명품’ 프로그램의 무료 출장감정이 진행된다.

윤용철 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은 “인사동에 저급한 관광상품과 비(非)문화업종이 자꾸 유입되며 고유한 정취가 사라지고 있다. 방치할 경우 이름 뿐인 문화의 거리가 될 것”이라며 “인사동의 특색을 되살리고, 문화예술 이미지를 재구축하는데 이번 축제의 촛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사동은 지난 200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화지구로 지정됐으나 유동인구가 늘면서 오히려 상업화, 유흥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화장품가게, 카페, 노래방 등이 골동품점, 필방, 표구점을 밀어내며 세를 확장 중이다. 따라서 이번 ‘전통명가 축제’는 ‘인사동을 인사동답게하자’는 문화운동의 일환인 셈이다. 

이번 축제에는 서세옥, 민경갑, 이종상 화백 등 예술원 회원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세종화랑)를 비롯해 가람, 동산방, 백송, 선, 우림, 윤갤러리 등 인사동 일대 화랑들이 참여하는 ‘인사동 전통명가전’이 열린다. 김종학 이수동 장수진 심재연 등 주요 작가의 동양화 서양화 사진 공예작품을 만나볼수 있다.

6월 4일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풍물패 길놀이를 시작으로 전통국악한마당이 마련된다. 한국차인연합회 선명예다연구회가 주관하는 다도시연회에선 녹차 냉말차 오미자차 황차 등의 시음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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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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