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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불출마”…맥빠진 與 7월 전대
박근혜·정두언 이어 대표경선 안나설듯…유력주자 없이 계파별 ‘대리인 전쟁’ 예고
당권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던 친이계의 핵심 이재오 장관이 대표 경선에 불출마하기로 결정, 오는 7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은 실세들이 모두 빠진 맥빠진 선거가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당권ㆍ대권 분리규정을 들어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고, 소장파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정두언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23일 이재오 특임장관의 핵심 측근은 “(이 장관의)당 복귀와 지도부 경선 출마를 연관짓지 말아야 한다”며 “장관직을 그만두고 국회의원 자격으로 당으로 돌아가는 것과 지도부 경선 출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이 장관이 7월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현행 ‘대권ㆍ당권 분리’ 규정을 개정한다면 이 장관이 대표 경선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정치권의 관측에 대해서도 “비대위 결정과 상관 없이 지도부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장관직 사퇴 결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이 장관의 장관직 사퇴는 시기의 문제일 뿐, 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가까운 시일 내 공식 사퇴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장관의 이런 ‘장관직 사퇴-당 복귀’ 행보는 지난 2008년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일등공신인 이 장관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심해지자, 자신의 정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해체와 ‘토의종군(土衣從軍, 백의종군보다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선언한 바 있다.

이 측근은 “이 장관은 지금이 자신이 또 다시 한 번 토의종군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분간 물 밑에서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이 당대표 대신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표에 이어 이 장관까지 사실상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당권ㆍ대권 분리 규정’ 개정을 통해 이번 선거에 나서고자 했던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다른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쟁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앞서 나갈 경우 뜻하지 않은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대표 경선은 계파간 ‘대리인’을 앞세운 경쟁이 될 수 밖에 없고, 선출된 대표 역시 관리형으로 힘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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