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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준 “1년전부터 준비”…‘개인의견’ 뒤엔 靑 ‘암묵적 동의’
당정 ‘연기금 주주권 행사’ 조건부 합의
靑 핵심실세들 공감대 업고

예정된 수순따라 정책 급물살


주주권행사 대상 제한 불구

대기업까지 가는건 시간문제

일각선 “연금사회주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제안한 연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해,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청와대 핵심 실세들도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연기금 주주권 행사의 필요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때리기’라는 재계 비판 속에 한동안 입장표명을 미뤘던 곽 위원장이 18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만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받아내고, 19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향후 타임 스케줄을 밝히는 등 주주권 행사 행보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도 이 같은 정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곽 위원장의 학자적 소신에 따른 ‘개인 의견’으로 치부됐던 연기금 주주권 행사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의 ‘암묵적 동의’ 속에 예정된 수순에 따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권 실세를 등에 업은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추진으로 민영화 역주행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정권의 또 다른 핵심인사인 곽 위원장의 주주권 행사 방침이 연이어 강행될 경우 시장의 관치 우려가 커질 것이란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주주권 행사, 청와대도 공감=곽 위원장은 연기금 주주권 행사는 임기 후반 레임덕 차단을 위한 대기업 길들이기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일찌감치 ‘준비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곽 위원장은 “이미 1년 전에 용역을 맡기고 심도 깊게 논의해왔다”면서 “국민경제 활성화보다는 이윤 극대화에만 매몰되어 있는 기업, 특히 민영화 과정에서 주인이 사라진 기업들의 단기적 시각, 관료적 태도 등에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을) 실적 위주로 하는데 이는 남의 희생을 유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언급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곽 위원장은 “자본주의는 이병철, 정주영, 록펠러 등 창업자자본주의를 거쳐 전문경영인 자본주의, 그리고 지금은 펀드 자본주의로 발전해왔다”면서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는 아직 전문경영인 자본주의에 머물러 있는데 전문경영인들은 아무래도 국민경제 활성화보다 단기이윤 극대화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기금 주주권 행사는 펀드 자본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법에 근거가 있는데 우리는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서 우리가 크게 떨어지는 부분으로 선진화를 위해서는 우리도 펀드 자본주의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ㆍ정치권 관치 우려 불식시킬 것”=곽 위원장의 연기금 발언이 재차 공론화되자, 대기업과 정치권에서는 관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곽 위원장은 “사실상 주인없는 민영화기업과 금융기관이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타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에 삼성ㆍ현대차 등 연기금이 지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연금사회주의라는 비판이다.

곽 위원장은 이에 대해 “연기금 논란이 있었던 후에 대기업들을 방문해 주주권 행사에 관해 설명했고 총수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법 개정이 필요없는 의결권행사위원회를 신설해 실제 주주권은 민간투자사에 위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계획대로라면 내년 주총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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