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페이첵’ 등의 원작자로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작가로 평가받은 필립 K. 딕의 걸작들이 차례로 나온다. 걸작선집의 첫책으로 나온 ‘화성의 타임슬립은 정체성과 다중 현실, 불안감과 편집증 등 작가 특유의 키워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초능력을 가진 소년 등 통속적인 SF소재를 이용해 담담하게 디스토피아를 그려낸다. 화성이 무대지만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른한 일상속의 권태와 절망이 지배하는 곳에서 등장인물들은 정신분열과 함께 서서히 광기에 물들어간다. 악몽이 일상을 잠식해 들어가는 작가 특유의 ‘현실 붕괴 감각’을 활용한 SF의 백미로 인식의 문제를 제기한다.
화성의 타임슬립 ┃ 필립 K. 딕 ┃ 폴라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