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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이 좋아할 퇴계의 '아내 사랑'
황당한 부인의 행동을 큰 가슴으로 받아줘

대중과 소통하는 동양학. 이 책이 지향하는 바다. 그 의도에 딱 맞게 쉽고 재미있으며 유익하다. <통쾌한 동양학>(글항아리. 2011)은 충, 효, 인, 의, 예, 지로 대변되는 기본 개념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동양학이란 이론이 실제 삶속에서 어떻게 녹아있는지에 중점을 뒀다.


책 제목에 ‘통쾌한’이 들어간 이유는 동양학을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가 서로 ‘통’했으면 하는 소망과 또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제목에 딱 걸맞다. 학생들이 읽으면서 관련 분야 공부를 하기에 적합한 교재로 손색없다.


[책 속의 포스트잇‘] 퇴계 이황의 인품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먼저 부부생활. 퇴계는 30세 때 둘째 부인을 맞았다. 기묘사화로 유배당한 권질의 딸이다. 이 권씨 부인은 정상인과 달리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한번은 퇴계가 외출을 준비하는데 겉옷이 해진 것을 발견했다. 급한 마음에 퇴계는 부인에게 꿰매 달라고 부탁했다. 흰색 옷이었는데, 권씨 부인은 빨간 천을 대고 기웠다. 그래도 퇴계는 태연히 그 옷을 입고 외출했다.


또한 권씨 부인은 요리솜씨도 없었다. 그로인해 퇴계는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양반 사회인 조선시대 사대부로서 부엌 출입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권씨 부인은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만큼 정신 장애를 앓았다. 하지만 퇴계는 그런 부인을 공대하며 살았다. 아내에게 불평이 많은 남편들은 반성할 일이다.


퇴계의 곧은 인품을 드러내는 일화 두 개가 더 있다. 퇴계는 집 마당에 떨어지는 밤을, 담장너머 밤나무 주인집으로 도로 던져줬다. 또한 근처 낙동강에 은어가 많았지만, 임금의 진상품이란 이유로 잡지 못하게 했다. 자식들이 은어 낚시를 하자 아예 이사를 했다. 은어가 많으니 아이가 좀 잡아도 되지 않느냐는 항의에, 퇴계는 “잘못된 법도 법이니 고쳐질 때까지는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자 퇴계’는 아버지의 몫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친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자손에게 늘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학문으 좋아함이 부전자전이어던 셈이다.


“나는 밥 먹을 때에도 책이요, 잠자면 꿈속에서도 책이요, 앉으면 앉아서 길 가면 길을 가면서 어느 때나 책을 몸에 놓은 적이 없다. 너희들도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니 하는 일 없이 날을 보낸다면 어찌 성취할 소망이 있겠는가?”


이 밖에 책엔 ‘원효가 해골 바가지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상식부터 발해문제와 동북아공정과 같은 이슈가 설득력 있게 소개되어 있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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