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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체 선생님은 기독교 싫어하세요?
쉽고 재미있는 철학책 두 권...독특한 설명방식 눈길

"니체 선생님은 기독교를 싫어하세요?"


철학을 이해 쉽게 설명하는 두 권의 철학책이 나왔다. 무엇보다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띈다. 먼저 철학수업 시간에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철학자가 나타나 수업을 진행한다면 어떨까. <철학의 교실>(파이카. 2011)은 이런 상상에서 시작됐다. 위대한 철학자가 소위 '방문 수업'을 통해 학생과 직접 대화하는 형식을 띄었다. 하이데거, 헤겔, 칸트를 비롯한 주요 철학자가 대거 수업에 참가했다. 기독교와 관련한 학생의 질문에 니체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기독교는 약한 사람을 위한 종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긍정하고 신에게 모든 걸 맡기게 되죠. 자신의 인생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철학의 즐거움>(휘닉스. 2011)은 사회자가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데카르트씨 한 말씀 해주세요'라는 식이다. 앞의 책과 다른 점은 한 주에 대한 다양한 철학자의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예컨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데카르트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선수를 친다. 이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가 점잖게 한마디 한다.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은 내가 한 말일세" 스피노자는 '나'는 '신체'라고 주장하고, 흄은 '감각의 총체'라는 의견을 낸다. 이어 칸트와 헤겔이 각각 '소신'을 펼친다.


두 책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짜여져 있다. 주요 이론이 매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철학의 교실>에 따르면 플라톤은 결혼문제와 관련, 분필로 칠판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설명한다.


"자, 이제 여러분은 칠판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엄밀히 말해 그 모양은 동그라미가 아닙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찌그러진 부분이 많죠. 제가 그린 것은 어디까지나 동그라미와 비슷한 모양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모양을 동그라미로 인식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우리의 의식 속에 완벽한 형태를 가진 동그라미의 이데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은 이를 두고 '이데아'론 이야길 꺼낸다. 우리의 눈에 비친 사물은 모두 감각적이고 불완전하며 시간과 함께 생성하고 소멸하는 존재이다. 이에 비해 이데아는 비감각적이고 완전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존재이다.


"이 동그라미처럼 결혼에도 이데아가 있습니요. 결혼이 늦어지고 이혼이 빨라지는 이유는 현실에서의 결혼이 이러한 이데아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지 않겠어요?"


많은 학생들의 고민 중 하나는 진로문제다. 무엇이 될 것인가. 꿈을 꾸라고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에 대해 헤겔은 "나도 프랑스 혁명 때 자유의 나무를 심던 기억이 난다"며 "꿈을 좇는 것은 마치 끝나지 않은 여행처름 불안정한 일"이라고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어 '정반합'이란 변증법으로 문제의 답을 이끌어간다. 우리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상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확립할 때 비로소 이상과 현실은 공존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에 등장하는 학생들의 고민은 진짜 수업 현장에서 있을 법하게 매우 현실적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성욕이 위험할 정도로 강한데 병인가요?" "연애를 못하겠어요. 결혼을 꼭 해야 하나요?" "돈벌이가 나쁜가요?" 그런만큼 그에 대한 답 역시 생생하다. 촉각이 곤두선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학생에게는 하이데거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며 고민하는 이에게 레비나스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아울러 권위적인 억압과 체제에 반항하는 민감한 학생들에게 푸코는 '권력'이라는 주제로, 사르트르는 '자유'라는 주제로 핵심 사상을 들려준다.


<철학의 교실>과 <철학의 즐거움>, 두 책 모두 흥미롭다. 무엇보다 보통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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