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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女가 中서 탈북여성 인신매매
“한국 가게 해주겠다” 중국인 브로커 통해 유인 칭다오 보도방서 성매매 강요
동병상련의 아픔도 없었을까. 탈북여성 수십명을 인신매매 후 자신이 운영하는 보도방에 가둬놓고 성매매를 강요한 보도방 주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고보니 이 주인도 10년 전 탈북한 탈북여성이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 각지에서 수십명의 탈북여성을 인신매매한 후 자신이 운영하는 중국 칭다오의 보도방에 합숙시키며 성매매를 강요하고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성매매알선등의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김모(40ㆍ여) 씨 등 4명을 입건,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07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70여명의 탈북여성을 인신매매해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여성들은 김 씨의 강요로 1회당 10만원을 받고 성매매에 나섰으며 김 씨는 이중 20%의 수익을 빼앗았다. 또한 성매매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탈북여성들을 폭행하고, 업소를 탈출한 조모(33) 씨를 찾아가 수십만원의 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탈북여성들이 마땅한 거처가 없는 등 어려운 형편에 처한 상황을 이용해 인신매매를 벌였다고 밝혔다. 김 씨는 우선 탈북여성을 가정부 등으로 중국인에게 팔아넘긴 뒤 1~2년 후에 “한국에 가게 해주겠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유혹해 자신이 운영하는 중국 칭다오의 보도방으로 유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이 타국에서 북한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범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헌법 상 북한인도 자국민으로 보고 있다. 특이한 경우이긴 하지만 수십명의 탈북여성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수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70여명의 피해자 중 5명의 신원을 확보한 상태이며, 중국 내 성매매 알선업자 등 달아난 공범 2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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