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이 최고ㆍ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베트남 건축물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하노이의 중심, 팜흥스트리트에 짓고 있는 ‘경남하노이랜드마크타워(일명 랜드마크72)’를 통해서다. 지상 72층, 최고 높이346m로 베트남에서 건설된 빌딩 중 가장 높다. 연면적 60만 8946㎡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3.5배. 총 사업비만 11억 2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기념비적인 건축물 건립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경남기업 해외사업팀의 오천식 상무(60ㆍ사진)다. 환갑을 앞둔 ‘노장’임에도 여전히 세계 건설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오 상무는 “부지를 놓고 일본 리비에라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사업권을 따왔다”며 “당시 하노이의 30층 건물이 최고층에 속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파격인 셈”이라고 말했다.
사업초기, 완공목표를 2011년으로 정하자 베트남 정부관료들은 비웃음었다. 조달체계와 인프라 등을 감안한 현지 관계자들의 예상완공일은 일러야 2016년이었기 때문. 오 상무는 “신공법을 도입해 한층을 4~5일 만에 마감하자, 일제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주상복합 2동(48층ㆍ922가구)은 지난달부터 입주가 진행됐으며, 타워동은 오는 8월 완공예정이다. 특히 주거동의 경우, 1㎡당 평균 분양가가 3000달러의 고가임에도 95% 분양이 이뤄졌다. 그야말로 ‘베트남판 타워팰리스’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숨은 노력에 힘입어 경남기업의 해외사업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해외매출 목표액은 전년(6151억원) 대비 28% 증가한 7919억원이다. 1조 5000억원 규모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운 수치다.
건설인생 30년을 걸었지만 그는 여전히 최장수 건설인을 꿈꾸고 있다. 오 상무는 “건설업은 본사와 현장간의 유기적 협업이 핵심적이므로 해외ㆍ국내사업장 및 본사경험을 두루 갖춘 멀티형인재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지난 수십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쌓인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현 기자@kies00>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