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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고ㆍ진주고 옛명성 되찾는다
과거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던 명문고였으나 특목고에 밀리며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마산고와 진주고가 자율형 공립고 지정을 계기로 명성을 회복에 나선다.

10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경남지역 자공고 8곳 가운데 마산고와 진주고가 포함됐다. 자율형 공립고는 일반 공립고교보다 운영의 자율성이 크게 확대된 학교로 교육과정을 특성화ㆍ다양화할 수 있다. 또 교육과정 개발비 등으로 매년 2억원씩 모두 10억원이 정부와 도교육청으로부터 5년간 지원되며 교장은 공모로 임용되고 교직원도 초빙할 수 있다.

이들 두 학교가 자율형 공립고 지정을 신청한 것은 사회ㆍ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전통적인 명문고의 추락한 현실을 말해주는 것으로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교과부는 공립 일반고 가운데 교육여건이 불리한 학교, 비선호 학교, 신설 학교, 교육혁신 의지가 강한 학교를 자공고 선정 기준으로 정했으며, 이들 두 학교는 신설학교 이외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이들 두 학교는 평준화 이전 시험성적으로 학생을 뽑던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적인 명문고로 꼽혔다. 그러나 평준화제도와 고입 연합고사가 도입되면서 다른 학교와의 실력차가 줄어드는 등 경쟁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지역내 우수학생들이 과학고와 외고 등 특목고로 빠져나가고 학교가 위치한 마산시 합포구(옛 마산시)와 진주시 일대가 구도심권이라는 이유로 인구가 줄어드는 도심 공동화현상까지 발생하면서 경쟁력이 급격히 추락했다.

최근 수학능력 시험성적을 봐도 두 학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지역내 신흥 일반계 고교들과 비교해 10~20점 가량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경남권 외국어고와 과학고가 10명 내외, 창원권 고교가 서너명씩의 2011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것과 달리 진주고는 2명에 그쳤고, 마산고는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두 학교는 이대로 가면 이류는 고사하고 삼류 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자공고 지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주고 관계자는 “진주혁신도시로 옮겨올 공기업 직원들이 자녀들을 믿고 맡길 만한 학교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 점도 자공고 지정신청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자율형 공립고 선정과 관련해 박화욱 마산고 교장은 “옛 마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쇠퇴하면서 학교도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며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자공고 지정을 신청했으며 새로운 공립학교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정명규 진주고 교장도 “악화될 대로 악화된 교육여건을 바꾸려면 혁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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