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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 학생 또 자살 ‘충격’...올들어 4번째

카이스트 학생이 또 자살했다. 올들어만 벌써 네번째다. 카이스트는 공항상태에 빠졌다.

7일 오후 1시20분께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아파트 1층 현관 출입구 앞 아스팔트 바닥에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휴학생 박모(19)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군을 처음 발견한 요구르트 배달원 박모(42.여)씨는 “요구르트를 배달하러 갔는데 아파트 현관 앞에서 누가 머리에 피를 많이 흘린 채 쓰러져 있어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영재고 출신으로 이 학교 2학년인 박군은 6일자로 학교를 휴학한 상태였다.

경찰은 박군이 휴학 신청을 하면서 학교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했고 21층 복도에서 박군의 점퍼와 지갑이 발견된 점, 박군이 최근 성적 문제로 힘들어했다는 유족진술 등으로 미뤄 박군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에 설치된 CCTV에는 박군이 낮 12시35분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올라가 19층에서 내리는 장면이 찍혔다. 유서나 메모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군이 삶의 마지막 발자국을 남긴 만수동은 그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박군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행복했던 그날을 마지막으로 마음에 새기려 고향을 찾은 것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앞서 지난 달 29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학교 4학년 장모(25)씨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이 학교 학생 4명이 자살했다.

한편, 카이스트는 학생들의 자살이 이어지자 이른바 ‘징벌적 수업료’를 대폭 조정할 방침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2007학년도 학부 신입생부터 적용되어온 일정 성적 미만 학생들에 대한 수업료 부과제도를 다음 학기부터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끝마치지 못한 연차 초과자에게 부과되는 한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와 600여만원의 수업료는 그대로 유지되며 이 같은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 동의와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AIST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지만 학점 4.3 만점에 3.0 미만인 학부생에 대해서는 최저 6만원에서 최고 600만원의 수업료가 부과돼 왔다. 이 같은 규정에 따라 지난해 전체 학생 7805명 중 12.9%에 해당하는 1006명이 1인당 평균 254만여원씩의 수업료를 냈으며, 이처럼 수업료를 낸 학생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등 해마다 상승해왔다.

‘징벌적 수업료’는 최근 학부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이 됐으며, 최근 KAIST 내에서는 지나친 학점경쟁을 비판하는 글이 대자보와 커뮤니티를 통해 올라오는 등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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