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7일 ”은행이 대기업 계열사를 우대해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LIG그룹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를 언급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때나 여신심사 때 (계열사를) 우대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의 잘못된 여신 관행이 산업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어 “중견 건설업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공정경쟁에 위배된다”며 “이번 건을 계기로 신용위험평가와 여신관행을 시정하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감원의 검사강화 방침과 관련 “검사기능을 강화할 뿐 금융회사를 괴롭힐 의도는 없다”며 “금융회사의 부담은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잘하는 금융회사를 매년 검사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상시감시팀에서 문제있는 곳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기동타격대처럼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검사 주기를 늦추되, 상시모니터링을 하고 부분적으로 시정조치를 하는 테마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금융회사의 과당경쟁에 대해 “금융회사 임직원 구조를 볼 때 단기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며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지도, 컨설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과당경쟁이 카드, 퇴직연급, 랩 등”이라고 소개한 뒤 “모집인을 잡아서 과징금을 부과해봤자 소용이 없고, 6개월 정도 카드발급 실적과 서류를 받아 분석한 뒤 신용도 낮은 사람에게 카드를 발급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면 엄중제재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소비자보호에 소홀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소비자보호 관련 금융회사 제재수위가 미비한데 소비자보호관련 제재수위가 높아질 것이고, 법령에 약한 게 담겨 있다면 높일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완전판매 등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관련 테마검사를 담당하는 국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저축은행에 대해선 “4월까지 적기시정조치를 하고 6월말까지 매각 대상자를 정하는 등 후속절차를 밟은 뒤 7월부터는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선 “은행과 비은행 검사담당 부원장보를 신설하고, 원권별로 검사국을 둘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권 원장은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과 관련, “개인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극소수 스캘퍼만 돈을 버는 구조로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증권사와 거래소만 돈을 버는 공정하지 못한 시장이고,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너무 많다”며 규제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공시제도와 상장실질 심사제도 등도 잘 챙겨보고, 불공정 관행을 막을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윤재섭 기자/ @JSYUN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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