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를 기억하시는지요?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는 아바타를 통해 ‘나비'의 여전사 ‘네이티리’를 만납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험과 사랑이 영화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원주민들은 외부인과 만나는 걸 꺼리고, 동,식물과 소통합니다. 숲의 정령들은 신비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들의 화장과 모든 행동은 자연과 일치하고자 하는 꿈을 나타냅니다. 자연은 그들에게 안도감과 소원을 이루어줍니다. 바로 이것이 신화의 세계를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작가 ‘미르치아 엘리아데(1907~1986년)’는 루마니아에서 출생하여 미국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어린시절의 경험은, 작가의 삶을 영적인 길로 가게합니다.
‘어느 여름 날 오후 가족들이 모두 잠들어 있을 때를 기억한다. 형과 함께 쓰던 방에서 조용히 몰래 기어나와 그림 그리는 방(화실)을 향해 갔다... 마치 요정의 궁전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방 안은 섬뜩한 무지개 빛깔로 퍼져 있었다... 후에 나는 그 파란 동화의 나라를 마음대로 불러올 수 있었다...’(19쪽).
이후 연금술과 종교연구에 심취해 '종교대백과사전'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 죽습니다.
현대의 신화는 어떤 것일까요? 돈과 명예 사회적인 성공... 함정인 줄 알면서도 절대 피할 생각이 없는 성(性). 요즘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스캔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이미 나와 있는 각본입니다. 작가는 신화와 상관없어 보이는 현실이 여전히 그 속에 있으며, 그것을 떠나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신화를 얘기해주어야 하는 이유는, ‘창의력’,‘사고력’,‘자기주도력' 따위의 뿌리가 그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한 가지 기술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한 조각만 강조한 기술들은 일시적일 뿐입니다. 수많은 영화(지옥의 묵시록, 트로이, 헤리포터, 반지의 제왕, 대부, 매트릭스, 아일랜드...)와 소설(모모, 멋진 신세계, 아틀란티스...)의 감독 혹은 작가들이 신화에 몰입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미덕은 오늘의 세계에서 신화적 사고가 살아있는 부분들을 찾아내어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해석에는 작가의 독창성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혹한 역사를 겪은 인간 사회일수록 신화는 계속 새로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어갔는지, 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이런 수많은 물음들을 풀고자 애쓰는 사람들은 지금도 신화를 찾고 있습니다.
15일이면 민방공훈련을 위한 세이렌이 울리고, 컴퓨터에 트로이 목마라는 바이러스가 침투합니다. 피로를 풀기위해 박카스를 마신 우리는, 퇴근 후 제우스라는 맥주집으로 몰려갑니다.- '우리는 지금도 신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중
신화는 아직 상자 뚜껑의 무늬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안을 열어 들여다 보면 엄청난 보물이 들어있을 겁니다. 다행히도 보물상자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