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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는 ‘마이웨이(My Way)'...재계는 ‘노 웨이(No Way)’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를 정면 돌파한 뒤, 국정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 이후 우려와는 달리 탄탄한 국정 지지도가 유지되고 있기때문. 

여기에다 최근 국회가 추진하거나 통과한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을 공정사회에 위배되는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의 보신입법으로 간주해 민심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재계는 MB정부가 갈수록 반(反)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내세운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SK에너지가 기름값 인하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반 기업 정서라는 지적이다. 고물가로 통신사에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것 등등 올들어 물가 안정을 위해 단행한 각종 대기업 압박 정책들이 점점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재계는 우려한다. 


▶‘마이웨이’···속도 내는 MB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정면돌파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당초 우려했던 지지도 이탈 현상이 보이지 않는데다 정치권의 잇단 ‘보신(保身)입법’ 추진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도 국정 주도권 회복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40% 중후반대의 탄탄한 국정지지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국익과 경제성을 고려한 고뇌 어린 결정이 지지세력의 결집을 불러왔고, 청와대가 정치권의 제 밥그릇 챙기기 입법에 제동을 건 것도 긍정적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최근 국회가 추진하거나 통과시킨 정치자금법 개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을 공정사회에 위배되는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의 보신입법으로 간주하고 연이은 반대 의견으로 민심을 파고 들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자신감은 최고 국정책임자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 행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4일 단행한 국정원 인사에서 원세훈 국정원장 교체를 요구한 정치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대신 원 원장이 올린 인사파일 목록(1, 3차장 교체)을 그대로 수용, 국정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신공항 백지화의 책임을 물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당 중진의 요구에도 “이 문제는 대통령에 출마한 후보인 이명박 나에게 책임이 있지 내각이나 청와대에는 책임이 없다”며 현 내각과 참모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잦은 인사교체는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다”며 정치권의 개각 요구를 면박하는 발언도 했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과 4대강 사업 등 MB정부의 국정 현안은 현 기조를 유지한 채 더욱 공고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학비즈니스벨트와 LH공사 등 남은 국책사업 입지와 관련해서도 정치논리는 철저히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부에서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스타일이 오히려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을 앞당기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뼈있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정치권 또는 정치논리와의 차별화를 통해 일시적으로 국정 주도권을 회복할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국정은 정치로 풀어야 한다”며 “참여정부 때도 그랬지만 당의 요구가 지금처럼 계속 묵살될 경우, 당ㆍ청간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정치권은 차기 권력으로 급속히 눈을 돌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노 웨이’···反 대기업 정서에 '뿔난' 재계

이명박 대통령이 이처럼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요즘 재계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MB정부가 갈수록 반 대기업 정책을 펴는 탓이다.

재계가 보는 시각은 이렇다. MB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집권 후반기들어 사라졌다는 것. 오히려 반(反) 프렌들리 정책 일색이다. SK에너지가 최근 기름가 인하를 단행한 것은 반(反) 프렌들리 정책의 상징이라는 것.

올들어 물가 안정에서 비롯된 각종 대기업 압박 정책들이 ‘동반성장’과 ‘공정사회’의 옷을 입고 압박의 강도를 점점 높여가는 모습이다. 물론 각각의 정부 정책은 물가안정이나 동반성장 등 나름의 목적과 당위성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대기업 쏠림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진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홍역을 앓았던 초과이익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름만 바꿔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정부는 올들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정유사와 통신사에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급기야 정부의 민관합동 석유가격 TF 결과 발표를 사흘 앞두고 SK에너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부처 중에는 가장 친기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경제부마저 최중경 장관 취임 이후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해왔다.

반면 유류세를 인하해달라는 업계와 시민단체 등의 요구에 정부는 무반응이다. 정부는 또 최근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을 조사, 최근 그 결과를 SK에너지 등 정유사들에 통보했다.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변칙 상속.증여 관행에 과세키로 한 정부의 조세정의 실천방안에 대해서도 재계는 바짝 긴장한다. 정부는 법인세에 머물지 않고 상속 및 증여세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식경제부가 일부 지역의원들의 저지로 수도권 기업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산업집적(集積)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을 유보키로 한 것도 재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반면 법인세와 상속세 인하 등 재계의 요청은 별 다른 진척이 없다.

재계는 이번 기름값 인하 과정이 MB정부가 남은 2년 간 시장경제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더 이상 ‘작은 정부ㆍ큰 시장’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아직도 올해 5% 성장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각종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 등 대기업의 역할이 만족스럽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나름의 불만을 털어놨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심각한 물가문제때문에 꼬인 것 같다”며 “하지만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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