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이웨이는 중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 그는 정부 풍자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반체제 인권운동가 펑정후(憑正虎)의 입국을 거부한 정부를 비판해 최근들어 중국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해온 상태에서 긴급 구금됐다.
3일 그의 구금소식이 알려지자 서방은 물론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이 앞다퉈 비난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대변인은 3일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인권운동가들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체포하는 중국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도 이날 “그의 구금소식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 중국 정부는 그의 상태를 공개하고 안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독일및 프랑스 외교 담당자 또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도 “자스민 혁명과 관련해 지난 몇달간 중국이 인권운동가와 네티즌을 체포한 위협효과를 목도했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를 이처럼 다루는 중국 정부가 무명의 반체제 인사를 어떻게 다룰진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베이징 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구금돼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재 그가 왜 구금됐는지 아무런 언급을 않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공동감독을 맡아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편 독일 카셀도큐멘타를 비롯해 런던 테이트 모던, 도쿄 모리아트센터 등 전세계 주요 미술관을 누비며 전시를 열고 있는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아이웨이웨이가 도자기로 만든 10만개의 해바라기 씨 작품(‘Sunflower Seeds’)은 지난 2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29만파운드(한화 약 5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당초 이 작품은 8만~12만파운드의 추정가가 매겨졌으나 열띤 경합 끝에 29만파운드에 팔렸다.
이번 경매를 통해 판매된 해바라가기씨와 똑같은 작품은 현재 런던 테이트모던의 터빈 홀 바닥에 설치미술 방식으로 흩뿌려져 오는 5월까지 전시된다.
그의 ‘Sunflower Seeds’는 한 때 중국 문화수출의 가장 큰 공신이었지만 근래들어 급격히 쇠퇴한 도자기 가마터인 징더전(경덕진)의 전통 도자기술을 이용해, 오늘날 중국의 대량생산과 저가 전략, 문화지정학과 국가간 무역 등을 성찰한 작품이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