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4일 개장과 함께 109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환율 리스크’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주요 기업들이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1050원까지는 아직 버틸 여력이 있지만 문제는 최근 1주일새 급락하고 있는 환율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실시간 환율체크 시스템을 부지런히 재가동했고, 타격이 예상되는 수출기업들은 환율경영 비상 시나리오를 재차 만지작거리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은 1100원에 이은 1090원 붕괴에도 크게 당황하거나 가격에 반영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상 환율체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지난해말 환율 예상선을 1080원으로 잡은데 이어 1050원까지 낮춰 잡았다”며 “지금까지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LG 역시 마찬가지다. LG전자 관계자는 “30개국 통화로 거래하니까 위험부담은 분산돼 있다”며 “수출가격이나 제품 가격에 환율 변동폭을 반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LG 측은 기준환율을 1100원까지 잡았고 현재 1100원 밑으로 떨어졌기에 환율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환율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국외 판매 비중이 매우 높은 현대자동차는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순이익은 9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구조다. 이에따라 널뛰기 하는 환율 방향을 주시하면서 경영시나리오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기업들은 올해 환율 기준을 1100원대로 잡았고 마지노선을 1050원으로 봤으며 1050원이 환차익상 지지선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며 “최근 심상치 않은 환율 변동폭에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5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수출기업의 75.4%는 원ㆍ달러 환율이 1050~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 마진을 확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지면 국내 91개 주력 수출기업은 이익은 못내고 오히려 5조9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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