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연극에서 벗어나 개성 강한 실험극을 무대에 올려온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기국서, 김아라, 김광보, 이해제 등이 거쳐간 이곳에서 5기 동인 윤한솔, 이양구, 김수희, 김한내, 김제민 연출이 새롭게 시작한다. 서울문화재단 우수예술축제육성지원사업 선정 축제이기도 한 이번 축제는 자기 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에겐 철저하게 무관심한 한국 사회의 일면을 들여다 본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자신만을 믿고 사랑하는 자기 중심성을 의미한다. 수면에 비친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는 나르키소스처럼 자기응시행위를 통해 동일한 인격 주체인 타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왼쪽부터 김한내, 김제민, 김수희, 이양구, 윤한솔 연출 |
20일 가정폭력을 통해 가부장이라는 나르시시즘이 만들어내는 한국 사회의 비극을 그린 ‘더 위너’(김수희 연출)가 페스티벌의 막을 연다. 이후 세계인이 영어를 쓴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미국인의 소외 상태를 그린 ‘인터내셔널리스트’(김한내 연출), 해박한 성적지식과 욕구와는 달리 타인과 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을 이야기 한 ‘나는야 쎅쓰왕’(윤한솔 연출)가 이어진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기억을 더듬어 가는 ‘유년의 뜰’(이양구 연출)을 거쳐 한 중산층의 삼각관계와 혼외정사, 불륜이 어우러진 ‘배신’(김제민 연출)으로 페스티벌은 막을 내린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