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프로 마술사인 이흥선<사진> 씨가 31일 오후 5시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7세.
26세 때 마술을 시작한 고인은 한국 마술 1세대로, ‘알렉산더 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묘기대행진’ ‘희한한 세상’ 등 방송 프로그램으로도 얼굴을 알렸다.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마술쇼를 널리 소개했고 96년 서울에 최초의 마술 상설 공연장 ‘알렉산더 매직바’를 열기도 했다. 국내에 비둘기 마술부터 공중 부양 마술까지 거의 모든 마술 공연을 처음 들여온 ‘마술계의 전설’로 꼽힌다.
그의 타계 소식에 그를 보며 꿈을 키운 젊은 마술사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마술사 최현우는 31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제1호프로마술사이신 이흥선 마술사님이 금일 타계하셨다”며 “제 선생님이자 모든 한국마술사들의 멘토이셨던 국민 마술사”라고 그를 기렸다. 마술사 이은결은 1일 새벽 “이흥선 선생님 빈소에 왔다가 (공연을 위해) 울산으로 내려간다”며 “마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예뻐해주셨는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분이 이렇게 조용히 가시는 것이 더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외손자 김정우(41) 씨가 외조부 뒤를 이어 프로마술사로 활동 중이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