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 2009년 세시봉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핀 출발점으로, 조영남, 최유라 진행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 출연했을 때도 이장희까지 5명의 멤버는 있었지만 김민기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로 세시봉이 다시 한번 폭발적인 화제의 중심에 섰을 때도 김민기를 볼 순 없었다.
김민기는 “세시봉에는 딱 한 번 가봤다”고 했다. 대학 입학 신입생 환영회를 그곳에서 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세시봉 멤버를 꼽을 때는 늘 그가 언급됐다. ‘ 말도 없고 수줍은 민기의 노랫말과 노래는 전무후무한 스타일로 독보적’이란 이장희의 표현처럼 큰 존재감으로 남았다. 김민기 역시 질리지 않는 음악을 하는 이들을 “아날로그적 음악의 본령에 대한 욕구를 세시봉 콘서트가 대변한다”며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김민기의 목소리는 이날 공연이 끝날 즈음에야 들을 수 있었다.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그는 20년을 버텨온 학전, ‘지금 여기’서 자신이 만든 노래 ‘봉우리’의 가사를 담담히 낭독했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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