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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산 폭발’ 5대 징후?...김정일 ‘발칵’
최근 몇년 간 ‘백두산이 4~5년 내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섣부른 걱정”이라면서도 “백두산은 활화산이며 현재도 크고 작은 분화활동을 하고 있다”며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은 인정했다. 실제로 2000년대 접어 들어서 백두산의 폭발 전조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돼왔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29일 전문가회의를 통해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 필요성을 공감하는 등 성공리에 회담을 마쳐, 향후 남북대화 본격 재개의 물꼬를 텄다. 또 북한은 4월 초 2차 전문가회담을 갖고 우리측도 금명간 회답을 주기로 해, 내달 중 재차 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북측은 이날 공동연구 방안의 일환으로 백두산 현지 조사를 제안했고, 우리 측은 공동연구에 앞서 자료교환을 통한 사전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두산 폭발의 5대 징후를 짚어본다.

▶이산화황 분출 모습 위성 영상 포착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지난 5일 국회 환경포럼에서 “지난해 11월 7~8일 유럽의 기상위성(METOP)영상에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화산가스인) 이산화황이 분출된 모습이 촬영됐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백두산 지하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던 마그마방(magma chamberㆍ다량의 마그마가 모여 있는 지하의 마그마 저장소)의 압력 변화로 인해 마그마에 녹아 있던 이산화황 성분이 분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이산화황은 화산 분화 시 염화수소, 아황산가스와 함께 분출되는 화산 가스 성분 중 하나다.

▶ 백두산 인근의 잦은 지진과 이에 따른 천지 암벽 균열

2002년 이후 백두산 일대에는 한달에 250여차례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2년 6월 중국 지린성 왕칭현 지하 566㎞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 이후 백두산 일대 지진이 급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3~2005년에는 월 최대 270회에 달하는 지진이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진앙이 밀집돼 나타났다. 2009년에는 백두산 인근에서 규모 4.7, 2010년 두만강 하류 지역에서도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인해 암벽 균열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하 암반에 틈새가 생기가 그 사이로 천지에 담긴 20억톤의 물이 흘러내려 지하 마그마와 만날 경우 초대형 화산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천지 칼데라 7㎝ 융기 등 백두산 지표 상승

잦은 화산성 지진에 의해 2002~2005년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 주변 지형이 7㎝가량 융기됐다. 윤성효 교수와 이정현 부산대 과학교육연구소 교수 공동연구팀이 지난해 중국 위성항법장치(GPS)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2년 8월부터 1년 동안 천지 북쪽 지형이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45∼50㎜ 이동하기도 했다. 지표의 상승은 화산이 분화하기 전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상승하면서 압력이 낮아지고 팽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그마 위쪽 지표가 위아래나 양 옆으로 이동하면서 서서히 부풀어오르면 지표가 상승하고 지열도 높아지게 된다.

▶말라죽는 나무ㆍ뱀떼 출현

2004년 백두산 일대 지하산림의 나무들이 원인 불명으로 말라 죽은 것이 관찰됐다. 백두산 천지 칼데라 주변 암석 틈새를 따라 화산가스가 분출해 주변 수목이 죽고 있다는 학자들의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과학적 입증은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백두산 인근 지린성 바이산시와 잉청쯔진을 잇는 도로 5㎞구간에 수천마리의 뱀떼가 출현한 것을 두고도 대지진 및 화산폭발의 전조현상이라는 풍문도 있다. 실제로 뱀떼가 출현한 이후 하루 만에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안투현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두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 “공동 지질조사 통한 정확한 화산 연구 시급”

여러 징후는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백두산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제대뤄 이뤄져오지 못했다. 백두산 폭발 시기를 놓고도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백두산 회담이 실질적인 공동연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조문섭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공동 지질조사가 필요하다. 백두산에 직접 가서 화산재가 어떻게 쌓였는지 각 층들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분출기록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등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북한의 화산 연구 수준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1970년대 수준이다. 동의원소연대측정기 등 정밀 기계가 없어 정확한 연구가 불가능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백두산 화산분출 역사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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