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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은 올해도 피었건만…
자숙 분위기에 봄축제 썰렁

결혼식 등 잇단 행사연기도

요식업계는 매출감소 ‘울상’


‘3ㆍ11 대지진’의 재앙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 열도에 자숙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결혼식 연기가 잇따르는가 하면 입사식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 봄축제인 벚꽃놀이도 예년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TV 등 기업광고도 현격히 줄었다.

30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도쿄의 인기 결혼식장인 ‘핫포엔(八芳園)’에 대지진 사태 이후 결혼식이나 피로연을 연기하려는 문의가 쇄도했다. 현재까지 60건 이상 연기됐다.

동북부 지방에 사는 하객들이 피해를 봤다는 직접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런 국가재난 상황에 자숙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혼식장 등 관련업체들도 연기나 취소요청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졸업식, 사은회, 입사환영회 등 연초에 집중된 행사들도 잇달아 취소됐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한 잔하며 즐길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필두로 “즐기는 것은 삼가고 싶다” “전력난에 전철도 움직이지 않아 사람이 모이기 쉽지 않다”며 관공서와 기업체의 회식이 줄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요식업계는 울상이다. 관동지역에 500여개의 이자카야(일본식 술집)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몬테로자’는 “지진 재해 이후 단체손님이 확 줄었다”며 “매출이 20~30% 감소했다”고 말했다.

일본 봄축제의 대표 격인 벚꽃놀이도 예년만큼 못하다.

한 도시락 업체는 “하나미(花見)로 한창 바빠야 하지만 예약률은 전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오사카 벚 꽃축제로 유명한 ‘사쿠라노토오리누키’의 주최측은 29일 피해지역 이재민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개장시간을 4시간 단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텔레비전의 광고도 공익광고 형태로 바뀌었다. 일본의 CM종합연구소는 “14일 저녁까지 광고를 재개했지만 광고주들이 자숙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피해지역을 응원하는 AC재팬의 공익광고는 확 늘었다. 16일 아침까지 방송된 AC재팬 광고는 총 8173회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CM종합연구소는 “최근 기업들이 다시 일반적인 광고를 내보내고는 있지만 아직도 관망하는 회사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대지진 여파로 영업을 중단했던 일본 디즈니랜드는 4월 6일부터 일부 영업을 재개한다. 영업 종료 시간은 절전을 위해 오후 10시에서 오후 6시로 단축했다.

운영사인 오리엔털랜드 측은 “도쿄전력의 계획정전으로 안정적 전력 확보가 어려워 영업재개를 보류해 왔지만 여행사의 강한 요청으로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간 2500만명이 다녀가는 일본 최대 테마파크인 도쿄디즈니리조트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를 합쳐 하루 소비 전력량이 57만 킬로와트(kW)에 달한다. 이를 일반 가구로 환산하면 5만50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량이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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