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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쓰나미 속 전봇대에 13시간반 매달려 생존
대지진과 쓰나미가 몰려왔을때 전신주에 13시간 반 매달려 생명을 구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일본 센다이(仙台)시에 있는 중고 타이어 재생회사 계약사원 가토 고(加藤豪ㆍ37)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1일 센다이시 해안도로를 승합차로 가던 중 운전대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손을 놓치고 말았다. 전선이 출렁이듯 물결치고 해서 쓰나미가 올 것을 예상하고 그대로 센다이 신항의 훼리터미널 근처 사무실까지 내달렸다. 우회 국도로 빠지는 길은 막혔다고 생각했다.

사무실 밖에 있었던 사람은 선배 직원(40) 뿐. “가토, 쓰나미다˝ 라는 외침과 함께 땅울림과 같은 굉음이 등 뒤에서 들렸다. 새카만 탁류에 휘말린 순간 10m 정도 앞의 전신주에 선배가 매달려 있는게 보였다. 떠밀려 가면서 그곳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약 7m 높이의 맨 위에 선배가 있었고 그 바로 아래까지 올라갔지만 쓰나미가 발까지 삼켰다.

주변의 전신주는 모두 쓰러졌고 이 전신주만 지지대가 있어서 다행히도 남아있었다. 집과 대형 트럭이 떠내려올 때 마다 “부딪히지지 말아 줘˝ 하고 기도했다. 암울한 밤이 오고 폭발음도 들렸다. 정유공장 쪽에선 화염이 치솟고 발 밑이 희미하게 비쳐지는 가운데 밀려왔던 쓰나미가 사람들을 다시 바다로 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저히 현실이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춥고 졸음도 엄습해 왔지만 고요한 가운데 “졸면 안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의 감각은 사라져가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이 광경을) 봐주고 있다˝ 는 기분을 들게했다. 날이 밝기 전 마침내 무릎 위까지 물이 빠져 선배와 함게 어떻게 살아남았다.

대쓰나미로부터 2주일 후인 지난 25일 그는 3월분 급여가 통장에 들어왔지만 경리담당자로부터 “다음달부터는 실업보험을 타라˝는 말을 들었다. 해고였다. 몸이 망가져라 21년간 근무했던 자동차정비회사를 그만둔 건 작년 3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난해 10월 어렵게 찾은 일자리였다.

그는 지금 “TV를 보고싶지 않다˝ 고 말한다. 지옥과 같은 광경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여진에 깜짝 놀라 일어나고 밤엔 가위눌림 현상도 일어난다. 직장도 잃었다. 하지만 살아남았기 때문에 견딘다고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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