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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가수’ 비난서 환호로...제작진은 이제부터 심사숙고해야
재도전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27일 방송된 가수들의 감동적인 무대로 일단 비난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감동과는 별개로 제작진이 해결해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2시간 45분간 특집 방송된 ‘나가수’는 공연이 아닌 TV라는 매체를 통해 음악이 줄 수 있는 감동을 극대화시켰다. 그동안 맹비난을 쏟아내던 시청자들은이날 방송이 끝난 뒤 “감동의 물결이었다. 프로그램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태도로 180도 바뀌었다.

가수들은 보다 비장해졌다. 가수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장치를 다 동원해 쌓아둔 내공을 아낌 없이 불태웠다. R&B가수 박정현은 빨간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나와 라틴 댄스를 췄고, 윤도현은 밴드와 함께 퍼커션을 직접 연주했다. 7인의 가수 모두 ‘나는 가수다’라는 사실을 몸소 입증해보이려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꾸몄다.

특히 무엇보다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아온 가요계 대표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가시나무 떨듯 온몸을 떠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날선 마음을 녹아내리게 했다. 그동안 누릴 것은 다 누린 20년차 국민가수 김건모는 마이크를 잡은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데뷔 13년차 가수 백지영은 심지어 본 무대도 아닌 리허설 무대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프로 가수의 ‘안전지대’에서 한 순간 정글 같은 서바이벌 무대에 오른 진짜 가수들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보는 이들을 애처롭게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PD로 교체되고, 프로그램 포맷을 대정비하기 위해 방송 중단을 선언한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이들을 한 무대에서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깨달았다”며 열렬한 응원을 전했다. ‘주말 프라임 타임대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같은 감동에도 ‘나가수’가 가진 포맷의 한계와 세심한 고려 없이 일을 저지르고만 제작진의 미숙한 태도는 개선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날 방송에서도 사과문을 띄우긴 했으나, 다음 방송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지되지 않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를 통해 음악이 줄 수 있는 감동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은 나가수의 미덕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만 내세워 시청률을 견인하겠다는 태도로, 시청자를 우롱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주의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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