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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년 여경 역사…편견 깨고 ‘공정경찰’ 아이콘으로
한국의 여경은 1946년 미군정청 경무부 공안국에 여자경찰과가 생기며 처음 등장했다. 당시 80명의 여경은 고교 이상의 학력에 단정한 용모를 갖춘 원조 ‘엄친딸’ 격인 인재들로, 여경이 ‘떴다’ 하면 구경꾼들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다. 대중적 인기에 비해 여경에게 주어진 업무는 극히 제한적인 분야였고, 승진하면 할수록 내근으로만 배치되는 구조 때문에 어느 선 이상 올라가기 어려워 많은 여경이 ‘유리천장’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여경들의 도전이 계속되면서 경비, 수사, 정보 등 경찰의 모든 직능에 여경이 진출할 수 있게 됐고, 전체 10만 경찰 중 6800여명에 달하는 여경이 경위 이상 간부만 917명을 차지하게 됐다.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해양경찰도 86년부터 여경이 발을 딛기 시작해 전체 해경 7368명 중 459명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특히 수사부서에서는 여경에 대한 신뢰가 커 경찰은 올해부터 일선 경찰서 경제팀의 여경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경 비율 권장 기준은 50%까지 늘어난다. 수사부서에서 여경이 각광받는 것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수사 공정성을 높이는 데 효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경찰이 수사, 형사, 교통사고 조사 등 경찰관을 접해본 국민 600명과 경찰관을 접해보지 않은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공정성 수준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경에게 조사받았던 국민 85.3%가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남성 경찰에게 조사받았던 국민이 공정하다고 응답한 비율 63.9%보다 21.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조사부서에 여경을 배치하는 것이 경찰의 공정성 향상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3.6%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공정경찰’의 상징인 여경은 소통을 중시하는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새로운 경찰 행정의 모델을 안착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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