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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고 내진보강 사업비 무더기 삭감 “쓸 일 없었다”
일본 대지진의 충격으로 그 어느때보다 국내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등 전국 8개 시ㆍ도교육청이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계획’을 무시하고 올해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내진성능 평가결과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교에 써야 할 최근 수년간 예산이 정작 ‘쓸 일이 없었다’며 교직원 성과급으로 사용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한나라당)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ㆍ도교육청은 교과부 지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2014년까지 ‘중장기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내진성능 평가결과에서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교로 분류된 곳 중 열악한 곳으로 이 계획은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학교 7000여채가 무너져 막대한 인명피해가 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교과부 조사에 따르면 학교 건물 1만1293개 중 86.3%의 내진설계가 미비했고 그중 절반 정도는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올해 서울교육청이 83억2000만원(16개교 대상)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등 인천, 광주, 전북, 경남은 기존 사업계획에 제시됐던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았고 경기와 충북은 최대 90%까지 예산을 축소했으며 전남교육청은 70억원만 편성했다.

반면 대구(31억2000만원), 울산(15억원), 충남(27억5000만원), 경북(69억7000만원), 제주(11억7000만원), 강원(31억3000만원), 부산(26억원), 대전(10억원) 등은 기존 계획에 근접한 예산을 책정했다.

박 의원실은 교과부의 ‘2008~2010 특별교부금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3년간 3000억원의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을 “필요한 재해대책비가 없었다”며 교직원 성과급 예산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재해대책 특별교부금 전액인 1170억원, 2009년에는 1047억원 중 신종플루 접종비 339억원을 제외한 708억원, 2010년에는 1137억원 중 복구비로 사용된 25억원을 제외한 1112억원이 교원 성과급에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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