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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반목, 대립 넘어…애도-구호에 예술계도 동참
역사적 악연으로 일본 정부와 대립해오던 단체들도 일본 대지진 앞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목소리를 일제히 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와 그 유족으로 구성된 광복회는 16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일본의 재난 복구와 이재민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성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광복회는 “비록 과거에 우리 국권을 침탈하고 가혹한 식민통치를 통해 민족을 짓밟았던 일본이지만 어려움에 처한 이웃나라에 인류애를 실천하는 것은 정의와 인도주의를 표방했던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창규 사무총장을 비롯한 광복회 임직원은 17일 오후 서울 명동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성금 10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

또한 경남 창원시의회는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일본 국민을 고려해 올해 ‘대마도의 날’ 조례 제정 기념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창원시의회는 18일 개최하기로 했던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 제6주년 기념식을 취소하고 일본 지진피해를 돕기 위해 전체 의원들이 성금 모금을 결정하고 일본의 자매결연 도시에 위로와 격려의 뜻이 담긴 서한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침묵’ 수요집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구호 대신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희생자 명복을 빕니다. 재일교포 일본 시민 여러분 힘내세요’라고 적은 피켓을 들었다. 1992년 1월 시작된 수요 시위는 19년 동안 단 한 번도 중단되지 않았으며 1995년 고베 대지진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추모 시위로 열렸다.

한편 예술계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애도의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문인협회는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국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16일 발표했다. 협회는 “1만여명의 한국문인협회 회원 모두의 마음을 모아 응원한다. 특히 일본의 모든 문학인과 오늘의 이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재난에 굴복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굳게 잡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은 현재 한일 공동 제작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을 공연하는 것을 계기로 16일부터 공연장 로비에 모금함을 마련해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의전당은 ‘야끼니꾸 드래곤’이 폐막하는 오는 20일까지 모인 성금과 이 연극의 1회분 티켓 판매 수입 전액을 합쳐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산울림 출신 김창완씨는 동료 음악인들과 함께 오는 18일 오후 7시 마포구 서교동 V홀에서 일본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다. ‘와이 온 어스(WHY ON EARTH)’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씨가 멤버로 있는 김창완밴드를 비롯해 장기하와얼굴들, 전제덕, 크라잉넛, 박기영, 서울전자음악단, 가자미소년단, 옐로우몬스터 등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하며, 수익금 전액은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으로 전달된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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