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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피난민 첫 사망…연료부족-방사능 노출 우려 운송 거부
일본 대지진의 악몽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피소에서 첫 사망자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피난민들은 영하권 기온의 한파 속에 담요 한장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등 피폐한 생활이 이어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지역 연료 부족으로 전국에서 당도하고 있는 물자가 피난처로 제때 보급되지 않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현에서는 운송업체들이 방사능 노출을 우려해 물자수송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피난민 첫 사망자 발생=지진과 쓰나미로 주민 절반이상이 실종된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서 피난처로 대피해 있던 주민 1명이 몸상태가 악화돼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16일 오전 숨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피난 중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문은 한겨울 같은 한파에 담요 한장도 없이 생활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지진후 충격과 스트레스, 피로로 인해 ‘재해사’로 숨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사망한 이재민과 같은 피난처인 시립 제1중학교에 머물고 있는 70대 여성은 “너무 추워 두꺼운 이불 한 장만 달라고 했지만 피난소 관계자는 이미 동이나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피소에는 고령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대피소 관계자는 “14일부터 전기는 들어왔지만 식사를 주먹밥이나 빵으로 연명하고 있고 한겨울같은 추위와 싸우면서 피난민들 사이에 급격한 체력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각 지의 대피소에 건강이 나쁜 노인들이 많고, 식료품과 연료뿐 아니라 의사와 의약품 부족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재해지 연료 없고 방사능 공포에 수송거부까지=피난민에 물자가 보급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재해지역에 연료가 부족해 수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물자지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피해지역의 수송 연료가 부족해 정작 피난민들 손에 생필품이 보급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로나 항만 파괴, 또 운전기사 부족도 수송 차질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가장 피해가 심각한 미야기현 소방학교 실내 훈련장에는 전국에서 도착한 쌀, 음료수, 마스크, 기저귀 등 구호 물자가 쌓여 훈련장 밖까지 넘친 상태다. 자위대와 공무원 100여 명이 피난소 200여 곳에 물자를 보내기 위해 24시간 배분작업을 하고 있지만 휘발유ㆍ경유가 부족해 운송이 안되고 있다.

지진 재해 이후 대부분 주유소 기름은 이미 동이 난 상태이고 그나마 남아 있는 주유소에는 소량의 기름을 얻기 위한 일반 차량의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시 당국은 수송용 연료 확보를 위해 자위대의 긴급 급유차량을 동원하거나 폐차된 소방차의 연료탱크에서 남아있는 경유까지 빼내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트럭 15대를 투입해 수송에 나서고 있는 한 운송업체의 쇼오지 유다이 총괄 부장은 “운전사들은 운반물과 운송처가 정해지면 언제 어디든지 갈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연료가 없어 운반할 수가 없다”며 “가능하면 탱크차나 드럼통을 이용해 피해지에 경유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은 운송업체의 수송 거부로 이어져 물자 보급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후쿠시마현 사토 유헤이 지사는 16일 “원자력발전소의 잇단 폭발사고로 방사능 노출을 우려한 물류 업자가 현내 물자 수송을 거절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간 나오토 총리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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